심뫼(엄영섭)글 222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에서 / 심뫼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에서 심뫼 엄영섭 주왕산은 저쪽 두고 신성계곡 찾아간다징검다리 정겨워서 물수제비 날려보며더 깊은가을 속으로소년처럼 걸어간다. 연초록 앳된 꿈이 어쩜 이리 장관일까노랗고 붉은 것이 황혼녁의 선물인 듯뙤약볕애쓴 견딤에단애조차 자색(紫色)이다. 산과 물 좋은 곳에 방호정(方壺亭) 제격인데새단장 하느라고 그 자태 가리었네아쉬움산수로 덜고단풍잎에 취해본다. 청송 팔경 중에 제1경 된 백석탄(白石灘)길여울 속에 이곳 바위 둥근 파임 흰색이라남은 생둥글게 닳고 흰빛으로 살고 싶다. (24.11.13.)

함양 문화유적 답사길에 / 심뫼

함양 문화유적 답사길에 심뫼 엄영섭 익숙한 곳 낯선 곳도마음 따라 다른 맛에문화원 일행들과찾아나선 함양 고을내게는푸름의 추억봄날 같이 피는 설렘.개(介)자 형상 개평마을드라마로 소개된 곳일두 고택 육십여 한옥돌담장의 정취 안고사림(士林)의당당한 기개솔잎처럼 맛본다.점심 후 찾은 곳은함양 자랑 상림공원이곳 출신 아내 만나첫데이트 꽃피던 곳어느덧사십 성상에단풍잎은 물들고.천년의 숲 상림에서천왕봉을 바라보니쉰 넘게 인연 지은지리산이 그리워맨발로흙길 밟으며그 그리움 달래본다.마지막 답사길은정여창의 남계서원앞쪽은 강학 공간뒤쪽은 제향 건물이 전통오늘에 살려배우면서 나누리. (2024.10.21.)

몽골 여행길에 / 심뫼

몽골 여행길에 심뫼 엄영섭 우리와 닮아 있고 하나 되고 있는 나라 초원의 푸름에서 말 달리고 싶은 나라 그 나라 보고픈 맘에 몽골 땅에 들어서다. 본 곳을 또 보는 듯 가도 가도 경계 없고 말과 소 낙타 염소 양떼들 구름 같다 매처럼 달리던 썰매 모래 속에 박히기도. “하늘의 별처럼 모두가 사랑했네.” 노래하며 외쳐대던 세계 영웅 칭기즈칸 마동상 늠름한 기상 그 위용을 알만하다. 한 때는 무성했을 초원의 소리소리 우리의 해금 같은 마두금 두 줄 현에 유목민 칠정의 소리 맺히고 풀렸으리. 말도 타고 차도 타고 맨발로도 걸어 보며 물 좋은 톨강에서 고비사막 떠올리며 유실수 심어주고픈 착한 마음 품어본다. 한때 침략 반감보다 몽골반점 호감 많고 우리 닮은 얼굴에다 우리말도 잘 구사해 앞으로 몽골과 우리 하나 ..

호주 시드니에서 / 심뫼

호주 시드니에서 심뫼 엄영섭 남쪽 향한 그리움에 시드니로 꿈을 펼쳐 대붕같이 높이 날아 백조처럼 사뿐 내려 나 이제 보노라 빛을 살아 있는 푸름을. 파도 높은 본다이 해변 금모래가 눈부시고 빠삐용의 절망에도 갭팍은 절경 이뤄 앵무새 천연 빛으로 고운 노래 부른다. 하얀 조개 오페라 집 바다 속을 노래하고 오작교 같은 하버다리 님 만날 설레임에 항구는 하늘 빛으로 고래처럼 출렁인다. 해변도 걸어보고 꽃과 새를 벗하다가 사구에서 썰매타고 동심으로 달리다가 마주한 블루 마운틴 지구빛의 극치인가. 유칼리나무 원시림의 청정 향에 빠지다가 카툼바의 전망 좋은 에코포인트 올라서니 한국서 빛 찾아가면 종착역이 여기일 듯. 세자매봉 이별하고 로라마을 찾아가니 이웃집 다닥다닥 꽃과 나무 정겨운데 어딘들 밝은 빛으로 반겨 ..

한탄강 주상절리에서 / 심뫼

한탄강 주상절리에서 심뫼 엄영섭큰 여울 한탄강(漢灘江)이한탄(恨歎)으로 흐른다는궁예, 분단 철원땅에새로 난 길을 찾아먼 길을달려 달려와잔도(棧道)길을 걷는다. 봉선사와 광릉수목비둘기낭 둘러보며학여울집 하룻밤에학저수지 맨공까지학 되어나는 기분에고석정도 꽃밭길. 주상절리 절경길이우리의 호사인데아직도 뉴스에선북한 대남 오물풍선그 언제학처럼 우리한 허공을 날을까. (24.6.9~6.10.)

향일암(向日庵)에서 / 심뫼

향일암(向日庵)에서                  심뫼 엄영섭향일암을 다시 찾아품어보는 화두 하나향할 해는 무엇이고본태양은 무엇인가바로 곧날 일(日) 한 일(一)이같은 '일'이 아닐런가.  하루를 해와 같이한결같이 살다보면 하루가 한 해[年] 되고한 해가 한 생(生) 되리바로 곧우리 향할 '일'분별 없는 그 하나.         (24년 5월)

자전거 타기 / 심뫼

자전거 타기        심뫼 엄영섭 요즈음 해질 무렵자전거 벗 삼으니산과 들이 달려 나와 싱그럽게 안아주고물씬한아까시 향은오솔길을 펼쳐낸다.  한 때는 등하굣길 이십 리 시골길에자갈길 덜컹대도신났던 산골 소년 또 한 때엄복동 별명탔다 하면 힘 솟았지.  이제는 넓고 편한포장길도 마다하고보약 되는 흙길 찾아맨발길을 즐기면서때로는자전거 타고노을빛에 물든다.            (24년 5월)ㅡㅡ

24년 청운산악회 시산제 축문

축 문 때는 지금 단기 4357년, 서기 2024년, 갑진년 1월입니다. 오늘이 소한을 하루 지나고 입춘을 한 달 정도 앞둔 날이지만, 새해 첫 일요일이기에 새로움의 의미를 담아, 저희 청운산악회 회원 일동은 저희들이 단골로 정한 이곳 영축산 아래 무풍지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자 시산제를 올리는 바입니다. 영축산신을 비롯한 대한민국 산신과 천지신명이시여! 저희 청운산악회가 1997년 2월 24일 창립하여 다음 달이면 27주년의 역사를 지니게 됩니다. 그동안 인연 맺었다가 추억만 남기고 인연 따라 떠난 사람들이나 회원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산악회 활동을 하지 못한 시련의 날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 청운산악회는 아직 그 명맥을 잘 유지하면서, 여전히 한 가족처럼 잘 지내..

거창 창포원에서 / 심뫼

거창 창포원에서 심뫼 엄영섭 소월 시의 산유화가 저만치 혼자라면 지금 여기 들꽃들은 우리 사이 다가와서 저마다의 빛깔로 환하게 웃음 지며 서로 함께 벗이 되어 허공 속에 향기 담고 깨달음의 즐거움을 희구하는 나에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처럼 꽃은 왜 꽃인가를 참구해 보라 한다 한 생각 잠시 놓으니 꽃은 그냥 꽃일 뿐. (23.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