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평등 문화 꽃 피우기
겨우내 앙상하던 가지에 꽃이 피고 잎이 돋더니, 어느새 자연은 싱그러운 푸름으로 7월의 뜨거운 태양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열하는 태양아래 푸른 산,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또 하나의 제가 꿈꾸는 세계를 그려봅니다. 그 세계는 한없이 맑고 밝고 따뜻하며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곳입니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21세기는 여성과 청소년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지식 정보화 시대를 맞아, 청소년이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자랄 수 있고, 여성의 권익이 신장될 것이라는 예언적인 말일 것입니다.
갖가지 문명의 혜택으로 현대 여성은 참으로 많이 자유로워지고, 그와 더불어 지위 향상과 참여 영역이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진정으로 ‘양성 평등’이 이룩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요? 여러분은 어떤 결론을 내릴 것입니까? 아마 그 누구도 만족을 표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제가 양성 평등 문화의 꽃을 참으로 아름답게 한번 피워 보자고 바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여러분!
성희롱이나 남녀 차별이 없어진 사회 문화를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참으로 살기 좋은 세상이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양성 평등 문화입니다. 이는 특정 성(性)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이나 고정 관념, 차별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고, 생물학적 차이를 사회 문화적 차이로 직결시키지 않으며, 양성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는 특성을 충분히 발현하여 자신의 자유의지로 삶을 계획하고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조직 운영되는 풍토를 말합니다.
이러한 풍토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은 고정적인 틀에 매여서 세상을 보는 사람에 비해 상황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세상의 모든 일은 그저 이루어지지 아니하잖아요. 언제나 값진 노력에 의해서만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가치가 있듯이, 꿰어야 하되 무엇부터 어떻게 꿰어야 더 값진 보배가 될 것인지 강구해 보면서 하나하나 정성 들여 꿰어 나가는 노력이 우리에겐 필요한 것입니다. 그 노력은 신념과 자신감에 의해서 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의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다이아몬드처럼 희귀한 것이 귀할까요, 아니면 공기와 물처럼 흔한 것이 귀할까요? 우리는 흔히 ‘귀한 것은 흔치 않다’는 생각으로 흔한 것을 너무 가볍게 대해 왔습니다.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본다면, 신선한 새벽 공기, 맑고 깨끗한 물, 향기로운 흙내음 등, 이 얼마나 흔하면서 귀한 것입니까?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정 관념은 어떻습니까?
한 예로 어떤 소년이 자기 아버지와 길을 가다가 자동차 사고를 당했는데, 피투성이가 된 소년은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수술복 차림을 한 키가 큰 외과 의사가 수술대 근처로 다가오더니 “아니, 내 아들 길동이 아니냐?”고 소리를 쳤는데, 그 키가 큰 외과 의사는 위 소년과는 어떤 관계였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붓아버지’ 또는 ‘대부(代父)’ 등으로 대답할 것입니다. 답은 소년의 어머니인데도 말입니다. ‘의사가 남자이면 약사는 여자, 약사가 남자이면 소비자는 여자, 연구원이 남자이면 타자수는 여자’ 이 얼마나 그 동안 우리 사회에 팽배한 고정관념이었습니까?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 학습 사회, 디지털 혁명 시대를 맞으며, 문명사적 변혁에 대처할 여성의 지위 향상과 참여의 활성화를 모색할 의식 개발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참된 양성 평등 문화의 꽃을 피우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입니다.
끝으로 여러분!
우리는 희망찬 새 천년을 맞아, 우리의 헌법에서나 UN에서도 보장한 ‘양성 평등 문화’의 찬란한 꽃을 피우기 위해, 이를 효율적으로 관장할 강력한 ‘여성부’ 신설은 물론이거니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라도 찾아 자신감을 갖고 능동적, 적극적으로 구슬을 꿰어 나갑시다.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일이 우리 여성들만의 공감대가 아닌 남성들도 진정으로 공감하고 변화를 꾀하는 쪽으로 나아가도록 하여, 남녀가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는 새로운 문화, 좀 더 성숙된 양성 평등 문화를 꽃피워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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