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뫼(엄영섭)글

태산에 올라 / 심뫼

마음산(심뫼) 2016. 1. 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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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산에 올라

              심뫼 엄영섭

 

 

우리 삶에 녹아 있는

그 고유한 산을 찾아 

 

바위에 글 새기듯

하늘길을 딛고 올라 

 

옛 황제

봉선(封禪) 행하듯

옥황전에 향 사른다.

 

 

그 먼저 곡부에서

공자 향기 맡아보고 

 

천가(天街) 끝자락의

벽하신군 만나 뵙고 

 

거대한

대관봉 절벽 

석각 글씨 마주한다.

 

 

족히 한두 달은

사서 찾아 읽어야 할 

 

당현종의 당마애 등

온갖 글귀 현란하다 

 

차라리 

표현을 아낀

무자비(無字碑)가 제격인 듯.

 

 

공자께서 여기 올라

천하를 작다시고

 

두보도 이곳 향해

포부를 다졌는데

 

나는 또

무엇을 바라

이 산에 올랐는가.

 

 

십 년이 젊어지고

또 한 소원 이룬다는 

 

해와 달과 가까이 한

오악독존 천하 명산 

 

내 이제

짓는 원림에

태호석이 되고 있다.

  

 

수척함과 뚫림에다

투명함과 주름짐 

 

미불이 이 넷으로

태호석을 평했는데

 

학처럼

구름을 뚫고

물결같이 살고 싶다.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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