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와 문장 14

무속념(無俗念)/ 구처기(丘處機)

무속념(無俗念) 장춘자(長春子) 구처기(丘處機) 春遊浩蕩, 是年年、寒食梨花時節. 드넓은 천지에 봄기운 완연하니 해마다 그렇듯 한식(寒食)에는 배꽃 피는 계절이라네. 白錦無紋香爛漫, 玉樹瓊葩堆雪. 바느질 흔적없는 하얀 비단결에 그윽한 향기가 스치듯 나뭇가지에 핀 순백의 꽃잎(瓊葩)은 눈이라도 내린 것 같구나. 靜夜沉沉, 浮光靄靄, 冷浸溶溶月. 배꽃을 피우는 밤은 고요히 깊어만 가는데, 어스름하게 떠오르던 빛은 자욱한 구름에 가리고 차가운 밤기운이 달빛으로 스며드네. 人間天上, 爛銀霞照通徹. 짙은 은빛 안개 천지간을 꿰뚫듯 드리웠으니, 속세가 천상이라도 된 듯 싶네. 渾似姑射眞人, 天姿靈秀, 意氣舒高潔. 그대는 막고야산(藐姑射山)에 사는 진인이던가. 타고난 자태에 총명하고 아름다우니 뜻을 펼침에도 그 고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