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학교

맨발학교 96일째(180105)

마음산(심뫼) 2018. 1. 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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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공 96일째 :

  오늘 아침 휴대폰에 이곳 기온은 영상 1도를 가리켰는데, 날은 세침하게 흐렸다. 밖으로 나가보니 영축산에 어느 정도 하얗게 눈이 내려 있었다. 맨발학교 100일 상장 문구 중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가 나와 있다. 언제 눈길을 맨발로 제대로 한번 걸어보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 기대에는 못미칠 것 같았다.

   그래도 오늘 맨공 중에 산에서 눈을 조금이라도 발로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 발로 많이 쌓인 눈을 견디기에는 내공이 모자라겠지만 그래도 견뎌고 싶은 강단이 있기에 언젠가는 그 소원을 이룰 날이 있으리라고 본다. 모레 찾게 될 지리산 천왕봉에는 눈이 많이 있으리라는 은근한 기대를 해본다. 하지만 50여 번이나 가본 지리산을 이 겨울에 아직 맨발로 다니겠다는 오기는 없다.

봄이나 여름에는 맨발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다.

  오늘 맨공에 나서면서 읽은 <노자, 무위경영의 지혜>는 제26장 '군자는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거움은 가벼움의 '뿌리'이고, 고요함은 조급함의 '군주'이다. 가벼우면 '뿌리'를 잃고 조급하면 '군주'를 잃는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내면의 뿌리 자리인 '참나(양심)'는 무겁고 고요한 자리이기에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라 마음에 새기고 싶었다.

  <참전계경>은 집으로 오는 무풍한송로에서 제53조 '양구(養口)'에 대해서 읽었다. 이는 부모의 입맛에 맞게 따뜻하게 음식을 봉양하는 것을 말하는데, 하늘이 감동할 효도를 다하라는 가르침이었다. 정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새겼다.

  오늘도 맨공은 1시간, 오가는 시간 20분, 총 1시간 20분 동안 7,000걸음이 넘는 맨공을 즐기고 왔다. 눈이 조금 내린 영축산을 바라보며, 눈 속에 맨발로 걷고 싶은 마음을 다져본 오늘은, "맨공은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다."라는 말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


<참전계경> 제53조 양구(養口) : 양구란 부모의 입맛에 맞게 따뜻하게 음식을 봉양하는 것을 말한다. 살림이 넉넉하여 맛있는 음식을 차려드리더라도 남에게 맡겨서 하는 것은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아니며, 가난하게 살더라도 물고기를 잡고 나물을 뜯어다가 손수 음식을 장만하여 드리는 것이 참된 봉양이다. 만일 그와 같이 봉양하지 않으면 부모의 식성을 알지 못하여 입맛을 잃게 만들며, 아무리 산해진미를 차려 올려도 식성에 맞지 않으면 못마땅한 게 되고 만다. 큰 효도를 하는 사람은 봉양할 줄을 알아서 다섯 가지 맛을 식성에 맞도록 고루 차려 올리며, 식성에 맞게 철 아닌 음식을 장만해드리면 실로 하늘이 감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