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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산행길에
심뫼 엄영섭
산이 좋아 한 삼십 년 그리 많은 산을 타도
빛고을[光州] 무등산은 그 연(緣)이 안 닿다가
오늘은 이 산에 들어 그 원(願)을 풀고 있다.
증심사에 남은 단풍 가을인가 하다가도
장불재의 눈과 바람 겨울임이 분명하다
입석(立石)은 동안거 든 양 구름몰이 한창이고.
서석대에 올라서니 나한 같은 바위들이
제각각 도 닦느라 상서러운 빛이 돌고
천지인(天地人) 세 왕봉으로 무상정각(無上正覺) 이룬 듯.
이만한 산이 없어 무등(無等)이라 이름하여
그만한 경지(境地) 없는 깨우침을 설하건만
초겨울 눈 녹는 길을 봄날인 듯 걷고 있다.
이리저리 갈림길에 중봉으로 길을 잡아
늦재로 내려서서 원효사를 둘러보며
감로수 한 잔 머금고 반야산장 찾아간다.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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