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뫼(엄영섭)글

토함산(吐含山)에서/심뫼

마음산(심뫼) 2012. 3. 2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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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함산(吐含山)에서 

                                                     심뫼 엄영섭

 

토해 내고 머금는 산 토함산을 다시 찾다

세상사 모든 일도 토해 내고 머금는 일

오늘은 그 무엇을 또 토해 내고 머금을까.

 

차량 소리 저쪽 두고 토함산에 오르는 길

그때 그 퉁소 소리 대숲 깊이 토해 내고

모퉁이 도는 길마다 산새 소리 머금는다.

 

포장 도로 저쪽 두고 석굴암에 오르는 길

그때 그 가을 단풍 땅속 깊이 토해 내고

보행길 굵은 모래에 새 꽃잎을 머금는다.

 

파도 소리 가락 삼아 해를 품어 단(丹) 만들고

학의 날개 지칠 때면 달을 품어 몸 식히고

한 세월 숨결 고르며 그리 그리 사노라.

                                                                             (201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