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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운산 산행길에
심뫼 엄영섭
새 꽃잎 움 트기 전
남해 바다 보려 하여
산새 소리 목탁 삼은
짙은 안개 망운산길
한 작은
물방울 속에
시방세계 관(觀)해 본다.
몇 구비 돌고 돌아
고갯마루 넘어서니
바다는 햇살 받아
미망(迷妄)에서 깨어나고
길가엔
청매(靑梅) 한 송이
웃음으로 반긴다.
(2012.3.18)
이번에는 안개와 구름 속에 산행을 하다 보니 마치 미망 속을 헤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들려오는 산새 소리가 청아하게 귀를 밝혀 주었고, 나뭇가지에 맺힌 비와 이슬 방울들이 법성게에 나오는 '一微塵中含十方'이라는 구절처럼 하나의 작은 티끌 속에 온 법계(화엄세계)를 품은 듯했다.
그래서 시상에 젖어 산행을 했다. 시조짓기에 골몰하다 보니, 스틱(지팡이) 한 조각이 빠진 줄(다시 찾게 되었지만)도 모르고 걸었었다. 정상에 오르고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서니 날이 맑아지고,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행이 끝날 즈음 길가에 청매가 탐스럽게 피어 봄을 느끼게 했다.
그래도 들려오는 산새 소리가 청아하게 귀를 밝혀 주었고, 나뭇가지에 맺힌 비와 이슬 방울들이 법성게에 나오는 '一微塵中含十方'이라는 구절처럼 하나의 작은 티끌 속에 온 법계(화엄세계)를 품은 듯했다.
그래서 시상에 젖어 산행을 했다. 시조짓기에 골몰하다 보니, 스틱(지팡이) 한 조각이 빠진 줄(다시 찾게 되었지만)도 모르고 걸었었다. 정상에 오르고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서니 날이 맑아지고,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행이 끝날 즈음 길가에 청매가 탐스럽게 피어 봄을 느끼게 했다.
구도의 행으로 견성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담아 오랜만에 시조를 한 수 지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행복한 망운산 산행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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