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공 100일째 :
오늘로 10월 1일부터 시작한 나의 맨공이 100일을 맞게 되었다.
아침 9시에 맨공길에 나서려는데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아내가 축복의 눈이라고 했다. 정말 그렇게 믿고 싶었다. 오늘은 아내도 동참했다. 최근 4일 연속으로 혼발이었는데, 아침에 바쁜 아내가 백일축하차 함께하겠다고 했다. 고마운 일이었다.
눈을 맞으며 무풍한송길 시작 지점에서 맨발로 곧장 산에 오르니 눈이 그치고 있었다. 돌멩이로 100회라는 수를 새겨 기념촬영을 한 뒤 노천정으로 내려와 무풍한송길을 왕복으로 걸었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천천히 걷다보니 1시간 10분이면 될 것을 10분이 더 걸렸다. 걸음수도 6,200이면 될 것을 6,400이 넘게 나왔다. 그래도 보조를 맞추며 사는 게 부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반 전에 <참전계경>과 <노자, 무위경영의 지혜>를 읽었다. 이에 대한 기록은 다음으로 미룬다.
오늘 맨공 길에는 초발심 때 열심히 보던, <맨발학교> 책을 수지하고서 다시 읽기를 했다. 권택환 맨발학교 교장선생님(교수님)께서 문장을 정말 짧고 명료하게 잘 썼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면서 감사의 마음을 가져보았다.
내가 예전에 읽고서 마음에 새기고 있는 <주역> '계사전'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易則易知요, 簡則易從이요, 易知則有親이요, 易從則有功이요, 有親則可久요, 有功則可大요, 可久則賢人之德이요, 可大則賢人之業이라.(쉬우면 알기 쉽고, 간단하면 따르기 쉬우며, 알기 쉬우면 친함이 있고, 따르기 쉬우면 공이 있다. 친함이 있으면 가히 오래할 것이고, 공이 있으면 가히 클 것이다. 가히 오래 할 수 있으면 현인의 덕이요, 가히 크게 할 수 있으면 현인의 업이다."
이에 근거해 볼 때, 권 교장선생님의 글(책)이 얼마나 훌륭하고, 공이 많은지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다음은 <맨발학교>책에서 다시 새기고 싶은 '맨발의 행복' 부분이다.
"진리는 단순하고 실력은 꾸준함에서 나온다. 작고 단순한 것도 꾸준히 하는 사람이 행복을 얻는다."
이 구절이 그 얼마나 마음에 와닿았던가. 이런 지남차 같은 가르침이 있어 내가 100일을 거뜬히 맨공을 즐길 수 있었다.
이제 1,000일을 향해 나아갈 생각이다. 1,000일이 지나면 다시 10,000일을 향해 가다보면, 가고 가는 중에 더 큰 깨달음과 함께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 자투리 시간에는 지난 일요일 지리산 산행 다녀온 후기 시조를 완성하느라 바빴다. 1984년부터 지리산을 찾기 시작하여 지리의 품에 쉰 번 넘게 안기고, 천왕봉 정상석 어루만지기를 꼭 열 번을 하고나서 '지리산 천왕봉에서'라는 시조를 쓸 수 있어서 행복이 겹치는 날이었다.
오늘 100회를 맞는 맨공 후기를 다음의 말로 마무리하고 싶다.
"맨공은 또 하나의 도전이요 즐김이다. 거기엔 반드시 행복이라는 보응이 있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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