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공 89일째 :
햇살 밝은 오늘 아침 기온은 0도라고 나온다. 맨공길에 나서니 봄이 오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만큼 걸을만했다. 아내는 시청 종무식에 참석하느라 오늘도 나홀로였다. 그래서 산을 타고 무풍한송길로 내려왔다. 통도천의 물도 더욱 신나게 흐르는 듯 소리가 크게 들렸다. 맨발로 꼭 1시간, 신발로 25분 정도를 걷고서도 걸음수는 총 7,350걸음밖에 되지 않았다.
오늘 <도덕경>은 제19장 '바탕을 보고 통나무를 껴안으라'에 대해 읽었다. 여기에 의미심장한 '견소포박 소사과욕(見素包樸 少私寡欲)이라는 말이 나온다. 본래 바탕(티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 청정심)을 보게 하고 통나무(자연그대로의 도, 가공되기 이전의 본래면목)를 껴안게 해야 하며, 에고의 마음을 적게 하고 욕심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 구절은 서예인들이 붓글로도 많이 쓰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대목을 다시 한 번 새겨보며, 내 삶의 교훈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참전계경>에서는 '시천(恃天)'에 대해 공부했다. 시천은 하늘을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다. 작은 정성은 하늘을 의심하고, 보통 정성은 하늘을 믿으며, 지극한 정성은 하늘을 믿고 의지한다며, 지극한 정성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하늘이 반드시 도와 스스로 의지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지극한 정성으로 맨공을 즐기다 보면 스스로를 등불(의지처)로 삼아 부처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마음에 새기고 싶다.
"맨공은 스스로를 믿고 등불로 삼는 것이다."라고.
<참전계경> 제46조 시천(恃天) : 시천이란 하늘을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다. 작은 정성은 하늘을 의심하고 보통 정성은 하늘을 믿으며 지극한 정성은 하늘을 믿고 의지한다. 지극한 정성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하늘이 반드시 감싸고 도와 스스로 의지할 수 있게 되지만, 무릇 남다르게 위험한 것을 행하고 괴이한 것을 찾는다면 지극한 정성인들 쓸모가 없다.
'맨발(걷기)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학교 91일째(171231) (0) | 2017.12.31 |
---|---|
맨발학교 90일째(171230) (0) | 2017.12.30 |
맨발학교 88일째(171228) (0) | 2017.12.28 |
맨발학교 87일째(171227) (0) | 2017.12.27 |
맨발학교 86일째(171226) (0) | 2017.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