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공 62일째 : 오늘 아침 이곳 기온은 영하 3도였다. 간밤에 모임에서 술을 많이 마셔 머리가 띵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기꺼이 맨공길에 나섰다. 동반자였던 아내는 행사 준비 관계로 새벽에 출타를 하여 혼발이었다. 오늘은 무풍한송로 대신 오른쪽 산길로 부도탑 옆 꼭대기까지 올랐다가 다시 뒤돌아 관음암 쪽을 택해 내려왔다. 맨발 걸음수는 7천을 넘었다.
오늘의 마음공부는 <참전계경>의 '폐물(閉物)'에 관한 것이었다. 밝은 이(철인)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며, 때와 장소에 따라 열고 꺼내는 것을 조심하라는 가르침이다. 기형도의 '낙화'라는 시가 떠오르고,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주역>건괘의 가르침과,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때의 한가운데 들어 행하라는 '시중(時中)이란 말이 생각났다.
<참전계경>이란 책의 제목에서 '참전(參佺)'은 사람으로서 온전하게 됨을 꾀한다는 뜻이다. 맨공 수련 중에 이를 화두로 삼아 공부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참된 사람'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맨공 중에, 지난 번에 쓴 시조 <맨발 공부> 2연 종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다음과 같이 수정하기로 했다.
"맨발로 맨땅 걷는 건 하나 되어 노니는 길."로.
<참전계경> 제20조 폐물(閉物) : 폐물이란 사물에 대해 마음을 닫고 열지 않는 것을 뜻한다. 사람의 마음은 모든 일을 간직해 둔 창고와 같고, 몸은 일을 행하는 도구이다. 간직만 하고 꺼내 쓰지 않으면 어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겠는가?
열고 꺼내는 데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니 때에 맞춰 열지 않고 곳에 따라 꺼내지 않으면 하늘의 이치가 어지러워지고 사람의 도리가 뒤엎어진다. 그러므로 밝은 이는 바깥에 있는 대상에 끌려 다니지 않으므로 마음을 닫으면서 열고 꺼내는 것을 조심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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