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공 55일째 : 솔방울로 '55'라고 수를 새긴 글씨가 보기 좋았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춥다고 하였는데, 햇살은 없어도 맨공을 즐길만 했다. 지나가던 어떤 보살님이 우리를 보고, 발은 따뜻하게 해야 된다고 하시면서 염려를 해주시었다. 두한족열!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어찌 내가 모를까. 기공 수련을 몇 년이나 한 몸인데. 지금의 나와 아내는 작은 것 같지만 큰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발을 학대하는 게 아니라 그런 발을 애지중지하면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발이 발갛게 변해도 발은 전혀 불만이 없는 것 같았다. 100일이 지나면 많은 것이 달라져 있으리라 믿어진다. 벌써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기에 말이다.
오늘의 화두는 <참전계경>의 '정심(正心)'에 관한 것이었다. 친구 교사가 이 말을 좋아하여 자기 반의 급훈으로 삼아 나보고 붓글씨로 써 달라고 부탁한 것이 생각났다. 정심이란 천심(天心)으로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천심에 대해서는 바로 <삼일신고>에 그 답이 있는 것 같았다. 불교의 팔정도도 생각나고 인의예지라는 4단도 생각났다.
'바를 정(正)'자는 하나[一]에 그치는[止] 것을 말하는데, 그 하나가 무엇일까? 그게 바로 중도라 생각되었지만, <천부경>의 '일(一)'이 생각나고 <삼일신고>의 '삼'과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서예 공부를 할 때도 이 한 일(一)자를 천 번 써 본 사람과 처음 몇 번 써 본 사람의 글 맛이 다를 것임이 생각났다. 하지만 이런 잡다한 생각을 아우를 수 있음도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법 귀일이 세상의 이치이기에.
맨발걷기로 '천지인'이 되어 성통공완 하는 길! 그게 바로 '정심'으로 바르게 사는 길이리라.
<참전계경> 제13조 정심(正心) : 정심이란 곧 천심(天心)으로 바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에는 아홉 가지의 작용이 있으나 그것이 감정에 좌우되면 하늘의 이치를 찾아도 얻지 못한다. 만일 한 마음이 뚜렷하게 서면 태양의 밝은 빛에 구름과 안개가 걷힘과 같고, 큰 바다가 밀려옴에 모든 티끌이 사라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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