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학교

맨발학교 54일째(171124)

마음산(심뫼) 2017. 11. 24. 10:13
728x90

맨공 54일째 : 연못에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날이었다. 곳에 따라 대설특보까지 내렸지만 이곳에는 해가 떴다. 은근히 눈을 기대하기도 했는데.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풍교에서 눈한송이가 눈에 닿는 것을 느꼈다. 겨울이 오려나 보다.

  오늘의 주된 화두는 <참전계경>의 '회향(懷香)'에 관한 것이었다. 불교에서는 '회향(廻向)'이란 말을 많이 쓴다. 이는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을 다른 사람이나 자기의 불과(수행의 결과)로 돌려 함께하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참전계경의 회향은 '품을 회'자에 '향기 향'자이다. 기도를 할 때 향을 받들어 올리는 것처럼 공손하고, 쉽게 흩어지지 않는 향 연기처럼 정성을 다하라는 가르침이다. 

  '회향'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오늘은 길가의 석등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석등에 공통적으로 새겨진 글은 '봉헌(奉獻)'이다. 이는 '삼가 공경하는 마음으로 바친다.'는 의미이다. '촌철살인'이라고 짧은 경구로도 감동할 수 있음은 그 마음이 열려야만 가능하리라. 맨발걷기는 서서히 마음도 열어가는가 보다.

  오늘 맨공 시간에는 무풍한송길의 솔향이 더욱 향기롭게 여겨졌다. 그런데 내 몸과 기와 마음의 향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회향(懷香)'하는 마음으로 '회향(廻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도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는 말씀을 새로이 가슴에 새기며.


<참전계경> 제12조 회향(懷香) : 향불 올리는 글에 이르기를, "향로 하나를 받들어 올릴 때 천리길을 가는 마음으로 공손히 하라. 향 연기는 날아올라 쉽게 흩어지지 않나니 정성이 더욱 깊어지리라."

'맨발(걷기)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학교 56일째(171126)  (0) 2017.11.26
맨발학교 55일째(171125)  (0) 2017.11.25
맨발학교 53일째(171123)  (0) 2017.11.23
맨발학교 52일째(171122)  (0) 2017.11.22
맨발학교 51일째(171121)  (0) 2017.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