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공 84일째 :
오늘 아침, 맨공에 나설 즈음에 기온이 영상 4도라 다소 포근한 편이었는데, 해가 뜰 것 같지 않았다. 오늘은 11시부터 예약 손님이 많아 일이 밀린 아내는 나보고 오후에 함께 맨공을 다녀오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오후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일이고, 어느덧 아침 맨공이 습관처럼 되어버린 나는 8시 조금 넘어 홀로 맨공길에 나섰다. 혼자라서 용피바위 뒷산을 타고 노천정으로 내려와 무풍한송길로 부도탑까지 걸었다가 곧장 부도탑 옆 산으로 올라 다시 노천정으로 내려왔다. 말하자면 8자형으로 맨공을 즐겼다. 떠나는 길에 휴대폰 날씨 정보에서 우산을 준비하라는 것을 어긴 벌로 집으로 오는 길에 산문앞에서부터 천둥소리와 함께 소나기를 맞게 되었다. 하지만 옷이 비에 많이 젖었어도 마음만은 행복감에 젖었던 아침이었다.
오늘은 3분의 2 이상을 산을 타는 바람에 <도덕경>은 읽지 않고, <참전계경>의 '청천(聽天)'에 대해서만 읽었다. 청천이란 하늘의 명령을 듣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명령을 받들어 정성을 다함에 있어 더욱 오래하면 더욱 맑아지고, 더욱 부지런히 하면 더욱 고요해져서 마침내는 그 정성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도록 되어야 한다는 대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이 맨공도 결국 하늘의 명령을 듣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를 오래 하다보면 마음과 기운이 더욱 맑아질 것이고, 몸이 튼튼해질 것이라 여겨진다. 그 다음 단계는 마음이 고요한 상태가 늘 유지되어 신선이 되고, 보살이 되고, 부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될 수 있도록 맨공을 통해 내공을 쌓아야 하리라.
<참전계경> 제41조 청천(聽天) : 청천이란 하늘의 명령을 듣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명령을 받들되 정성을 다하지 않고서 하늘의 응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나의 정성이 지극하지 못하면 어떻게 느낌이 있을 것이며 또한 하늘의 응답이 있겠는가. 하늘의 명령을 받들어 정성을 다함에 있어 더욱 오래하면 더욱 맑아지고, 더욱 부지런히 하면 더욱 고요해져서 마침내는 그 정성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도록 되어야 한다.
'맨발(걷기)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학교 86일째(171226) (0) | 2017.12.26 |
---|---|
맨발학교 85일째(171225) (0) | 2017.12.25 |
맨발학교 83일째(171223) (0) | 2017.12.23 |
맨발학교 82일째(171222) (0) | 2017.12.22 |
맨발학교 81일째(171221) (0) | 2017.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