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공 70일째 :
오늘 아침 맨공 출발시간엔 온도가 영상 1도였고, 비가 조금 내려 땅이 축축한 편이었다. 햇살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 새침하게 흐린 날이었다. 나의 맨공도 지난 10월 1일 맨발학교 입학 후 산행으로 하루만 빼먹고 벌써 70일째를 맞고 있다. 시간은 이렇듯 빨리 흘러가지만 아쉬움이 생기기보다는 잘하고 있다는 자긍심이 생기기에 맨공을 하고 있는 지금이 보람된 나날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내가 하고픈 몸, 기, 마음 공부에 매진할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오늘의 마음 공부는 <참전계경>의 '뇌허(雷虛)'에 관한 것이었다. 정성이 지극하여 신명과 통하는 깊은 경지에 들어가면 하늘 기운과 하나가 되므로 나라는 주체도 사라지고, 그 대상인 객체도 사라져 <삼일신고>에 나오는 허허공공하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오늘 맨공길에 부산서 오신 어떤 보살님이, 통도사 주지를 역임하셨던 원산도명 스님의 법문 말씀을 전하면서 무풍한송로가 흙길로 다시 바뀌게 된 내력과 스님께서 6개월 정도 맨발걷기를 하여 당뇨를 치유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전해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삶이 바빠 휴일에 큰절에만 들렸다가 가신다고 말씀하셨다.
며칠 전에 원산 스님께서 우리에게 겨울철엔 냉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고려해보라고 직접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보살님이 맨발걷기가 좋다고 듣고 기억하고 있는 바는 좋은데, 왜 본인은 직접 실행에 옮겨보지 않는지, 그리고 바쁜 것과 절을 찾는 것은 좋지만 큰절만 찾아서 암자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하신 말씀에 대한 비판심이 생겼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하여, 낮에 실천궁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웠고, 부처는 큰절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우주에 충만하사 아니 계신 곳이 없다고 배웠고 그리 알고 있기에. 또한 <삼일신고>의 가르침을 통해 '하늘'과 '신'에 대해 알고, 사람이 무엇을 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알고 있기에.
아무튼 오늘은 '뇌허'에 대해 생각하고 걸었기에, 허허공공하고 소소영영한 신명과 통하는 성통의 경지에 오르고 공완하기 위해서 맨발 공부에 정성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과 다짐이었다.
오늘은 <노자> 3장도 공부하고, '삼일신고'도 외워보고, 내려올 때는 아내와 함게 변해림의 노래 '육바라밀'(이광수의 '애인'이라는 시를 노래로 바꾼 것)을 불러보기까지 하면서 맨공을 즐겨보았다. 그래서 기쁜 날이다.
<참전계경> 제28조 뇌허(雷虛) : 뇌허란 우레와 같은 소리를 말한다. 정성스러운 마음이 지극하면 귀에 신기한 기운을 매단 것 같아서 정성을 쏟을 때에는 귀에서 우레와 같은 큰 소리가 나므로 바깥 소리는 일체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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