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공 58일째 : 영축산에 구름이 좋은 날! 오늘은 쉬는 날이라 아내와 함께 2시간 동안 맨공의 즐거움에 취해 보았다. 여정은 영축산을 바라보며 무풍한송길 오른 쪽 산을 타고 사리탑 뒷산을 돌아 새로 짓고 있는 통도사 요사채 옆으로 해서 무풍한송길로 내려오는 환상의 길을 택했다. 며칠 간 계속되던 추위도 한풀 꺾여 맨공을 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였다. 지나던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격려의 말씀을 보내기도 하고, 발이 시려워서 어쩌나 하고 염려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발은 시리지 않고 편안하고 마음은 즐겁기 그지없었다.
오늘은 <참전계경>의 '불혹(不惑)'에 대해서 읽고 '화두'로 삼아 맨공에 나섰다. 이 '불혹'이란 말은 공자님 덕분에 우리가 익히 아는 단어다. 공자님께서 “내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어 서른에 입신했으며, 마흔이 되어 세상일에 미혹되지 아니하고, 쉰에 하늘의 명을 알게 되고, 예순에 귀가 순해지고, 일흔이 되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랐으되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하신 말씀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이 불혹은 만물에 미혹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마음이 바르면 지혜가 밝아져서 그 밝음으로 만물을 비추어 미혹함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삼일신고>에서도 큰 덕과 큰 지혜와 큰 능력으로 성품을 트고 공적인 일을 완성[성통 공완]하라고 하였다.
지혜로움! 불교에서는 '반야'라고 하고, 맹자는 '시비지심'이라고 하였다. 살아가는 데 정말 필요한 요소인 것 같다. 명경지수(明鏡止水)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맨발걷기는 우리가 '불혹'하지 않도록, 하늘이 명한 바를 일깨우며 지혜를 주는 거룩한 공부요, 수행인 것 같다. 공자님 말씀처럼 많이 아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는 즐기는 것이 더욱 좋겠기에, 그러한 즐거움의 경지에서 항상 노닐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참된 공부라고 여겨진다.
오늘도 맨발걷기로 즐거움을 누리는 참 좋은 날이다.
<참전계경> 제16조 불혹(不惑) : 불혹이란 만물에 미혹되지 않음을 말한다. 마음이 바르면 지혜가 밝아져서 그 밝음으로 만물을 비추니 자연히 그 추하고 아름답고 섬세하고 엉성함이 나타나 자신이 분별을 내기 전에 먼저 밝은 지혜로써 알게 된다. 따라서 만물에 유혹되어 끌려다니지 않는다. 마음이 어두우면 발[簾]을 겹겹이 쳐서 막은 것 같아서 발 저편에서 뛰고 날고 달아나는 것이 짐승인지 새인지 알지 못하여 결국 미혹에 빠지고 만다.
'맨발(걷기)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학교 60일째(171130) (0) | 2017.11.30 |
---|---|
맨발학교 59일째(171129) (0) | 2017.11.29 |
맨발학교 57일째(171127) (0) | 2017.11.27 |
맨발학교 56일째(171126) (0) | 2017.11.26 |
맨발학교 55일째(171125) (0) | 2017.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