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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추석날 저녁 보름달이다. 그야말로 원만 그 자체이다. 찼다가 이즈러지는 것이 달이라지만 본래는 둥근 그 자체의 모습이리라. 현대인은 전등불 속에서 이 달을 잃어버리고 살아가지만 옛날에는 어둠을 밝히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으리라.
고산 윤선도도 <오우가>서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 밤중의 광명(光明)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라고 읊었듯이 달은 고인들에게 있어서는 좋은 벗이었음에 틀림없다.
<정읍사>, <찬기파랑가>나 현대에 와서 윤오영의 <달밤>이나 가산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도 달은 광명과 염원(기원)의 대상으로 그리고 향토적 정서나 은은한 분위기 조성을 하면서 우리와 함께 하여 왔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달은 나의 길동무가 되어 주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이 달을 보면서 제각기 무슨 생각에 잠기었을까? 인간 세상의 불빛이 아무리 밝아도 달은 그렇게 찼다가 이울고 다시 차 오르고 하리라. 우리의 삶도 변하는 가운데 변하지 않음을 증득함이 바로 깨달음이리라.
<2006년 10월 6일 19시 18분, 통도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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