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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사라지고 관(觀)만 남더군요 | |||||||||
위빠싸나 수련으로 참 자아를 찾은 김이택 씨 | |||||||||
손인호 기자 (정신세계 2000년 3월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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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낮 화두 선(禪)으로 번뇌를 끊고 스님의 지도로 지장경부터 공부를 시작하여, 이후로 반야심경·원각경을 3백 번, 5백 번 읽었고, 이윽고 '이 뭣고'를 들고 화두 선(禪)에도 들어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김이택 씨는 번뇌와 망상이 한낱 구름처럼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삼일 동안 잠도 안 자고 화두 선을 했는데, 하단전이 뜨거워지면서 모든 세포가 열리고, 숨쉬는지조차 분별할 수 없는 상태가 오더군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새벽 3시쯤 되면 머리 속이 환해져서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렇게 생각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곳에 정신을 올려놓으며 마음을 다스리던 그이가 현재 정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위빠싸나 호흡법. 부처님의 호흡법으로 알려진 위빠싸나 호흡은 '선(禪)을 통해 굳어진 정(靜)으로 관(觀)을 하는 것'이라고. "호흡이 들어옴, 사라짐을 깊게 관찰하다 보면 숨쉬는 것 자체가 사라지고, 진정한 관(觀)만 남게 됩니다. 그러면 몸에 대한 집착이 떨어지고, 탐내고 화내는 마음의 작용들도 사라집니다." 한편 김씨의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커다란 어려움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태산을 옮기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아들 '우종'이가 다섯 살까지 설사를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우종이를 몸에 가졌을 때 나쁜 기가 들었다고 생각되면 일체의 음식을 먹지 않았고, 대신 진언과 기호흡만으로 태교를 했던 이유라고 그이는 말한다. 우종이는 세상의 기운에 적응할 수가 없었던 것이고, 열다섯이 된 우종이가 아직 초등학교 6학년인 것도 바로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좌절과 절망으로 몸부림치지 않았다. 오히려 우주 만물과 자신의 몸, 그리고 호흡을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자식에 대한 집착마저 벗어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남들보다 느린 우종이도 스스로 삶의 길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이 참으로 기구한 사연을 아무런 감정이 깃들이지 않은 말투로 얘기하는 김씨를 보며, '깨달음의 경지란 얼음처럼 차가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반면에 일반적인 자애를 넘어서는 사랑의 한 극치를 엿본 듯도 하였다.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호흡 20년 넘게 수련을 해왔던 과정을 이야기하던 김씨는 "선이나 위빠싸나가 호흡 위주의 수련은 아니지만 궁극에 이르면 바로 숨과 호흡으로 이룬 경지와 통하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기까지는 물론 20여 년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일 터. 그리고 '왜 출가는 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그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는 남편이나 가족의 살을 풀고, 가정에서 불국토를 이루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깨달음이란 꼭 출가를 하지 않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간장 맛이 짠지 알기만 하면 누구든지 구할 수 있다'고요." 그이가 얻고자 하는 깨달음의 경지는 과연 어디일까? 자신은 지금 보살행을 하고 있는 것이며, 최종 목적지는 아라한에 이르러 윤회를 끊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이.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을 보통사람이 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이의 목소리가 더욱 맑고 분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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