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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오봉산 산행길에
심뫼 엄영섭
섬처럼 풍덩 풍덩 젖고 싶은 마음 있어
동백꽃 지는 길에 완도 오봉 찾았건만
안개비 온 산을 적셔 내 바다가 어디인지.
은빛처럼 은은해진 연푸른 숲 속 길이
철쭉꽃 으아리꽃 휘파람새 마중하며
오봉을 완등 때까지 빗길 조심하란다.
심봉에 상황봉 넘어 백운봉에 올라서니
천지가 구름 속에 아득한 경계로다
원방각 기암절벽엔 큰 기운이 감돌고.
업진봉 넘으면서 업장소멸 생각 다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화두로 삼아 숙승봉을 넘고 있다.
날 좋은 날 다시 찾아 걷고 또 거닐면서
기파랑의 성품 닮은 정도리의 몽돌같이
내 인생 바다에 젖은 청산처럼 살고지고.
(201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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