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뫼(엄영섭)글

감실부처님 전에서 / 심뫼

마음산(심뫼) 2013. 5. 1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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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실부처님 전에서

                심뫼 엄영섭

 

한 개의 바위로도

한 세상이 적정(寂靜)한데

누군가의 공덕으로

감실부처 되었다오

그러나 

내가 아니라

깨친 그대 부처라오.

 

몽매에서 깨지 못해

이 바위를 깨었던가

지극한 그 정성에

비바람도 막았던가

하지만

나는 돌부처요,

닦은 그대 참 부처라.

 

천 년 넘게 또 그렇게

달빛 같은 미소 띠며

수줍은 듯 온화한 듯

햇살 같은 미소 띠며

그대를

기다려 왔네,

환히 웃는 그대를.

       [2013.05.04.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감실할매부처) 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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