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년 8월 27일.
우리 청운산악회에서 억산 산행하는 날인데, 일기예보대로 아침부터 억수같은 비가 내린다. 8시에 집결지에 모인 일행들 하고 산행을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의논했다. 천둥소리와 함께 빗줄기가 심하기에 결국은 산행을 포기하고 작천정 개울가(메가마트 옆 다리 아래)에 가서 놀다 오기로 했다.
오늘 따라 다른 행사와 우천 관계 등으로 참석한 인원도 13명밖에 안되었다. 일행들은 봉고차와 2대의 승용차를 타고 비를 피할 수 있는 다리 밑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 일행 말고도 몇 개 팀이 자리하다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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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두루미(학) 한마리와 해오라기(백로) 몇 마리가 개울가를 서성거린다. 비가 억수같이 내려 사진도 잘 찍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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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맞고 깃사린 왜가리의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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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전 김회장님의 모습은 늠름하기도 하다. 산에 무척이나 가고 싶었던 모양이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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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마치 폭포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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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폼 한번 잡고서 배 선생님께 셔트를 눌러 달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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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선생님도 한 컷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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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부대장님도 폼을 잡고 계시기에 셔트 한번 눌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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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행들은 빗물 명상에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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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산행을 함께 하는 두 분은 잉꼬로 소문난 지 오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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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비가 그치니 간월산 허리에 흰 구름이 감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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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천정 계곡 저멀리 보이는 산이 간월산 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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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조감도>에선 13인의 아이가 거리를 질주하겠지만, 나까지 13인의 어른은 개울가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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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에선 백로가 먹이를 찾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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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신불산 공룡능선이 잠시 고개를 내밀었다가 다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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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신불산 정상쪽은 완전히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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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되어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자 일행들은 통도환타지아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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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행들이 합류하여 술과 안주가 푸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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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 산행 후에는 10년간이나 해 왔던 족구판을 벌였다. 여성회원들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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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족구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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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는 자세도 그럴 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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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임하는 자세는 더욱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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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 부부는 족구 실력이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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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도 여유가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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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님은 수양버들 아래에서 학창시절의 꿈을 새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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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장 옆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여유로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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