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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주는 한글서체 교통 정리
했습니다"
7가지 분류·분석
논문으로 박사학위 취득
허경무 한글서체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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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무(52·부산디자인고 교사) 한글서체연구회 회장이 '조선시대 한글서체의 연구'란 주제로 부산대 국문과 박사논문을 냈다. 국어학에서 다소 밀려나 있던 한글서체 분야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학술적으로도 이례적인 일.
"서체적 특징을 서로 다르게 인식해 구분하는 등 한글서체 분류와 명칭에 관해 혼란스러운 것이 현실입니다. 한 서예학술대회에서 제시됐던 자료를 보니 10명의 연구자들에 의해 명명된 한글서체 명칭만 40개가 넘더라고요. 한글서체를 체계적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적합한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했죠."
40여 년간 한글 서예에 천착해오면서 그는 이런 문제점을 항상 느꼈고 그 고민에 대한 결실이 이번 논문으로 탄생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훈민정음 해례본''용비어천가''월인천강지곡''훈민정음 언해본''송강 가사' 등 수백여개의 고전문헌에 나온 한글서체를 꼼꼼하게 분석했다. 생성시기,유형별 특징 등을 기준으로 7가지로 분류했다. 해례본체,언해본체,궁체로 나눈 뒤 언해본체는 언해본체정자,언해본체흘림,언해본체진흘림으로,궁체는 궁체정자,궁체흘림,궁체진흘림으로 세분화했다.
그가 분류한 서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해례본체는 훈민정음 창제로 생겨난 서체로 한글서체의 출발점이죠. 훈민정음 해례본(1446년),용비어천가(1447년),월인천강지곡(1447년) 등의 서체가 훈민정음 해례본체로 분류됩니다. 자형이 바른네모꼴로 글자를 이루는 점과 획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아 한글 반포 당시의 위엄과 권위를 나타내죠. 언해본체는 붓의 특징을 잘 살려 쓴 서체로 훈민정음 언해본(1447년),정철,효종,김정희 등의 글씨가 대표적입니다. 언해본체는 해례본체에 바탕을 뒀지만 조선 후기까지 계속 발달해 판본,필사본에 두루 나타납니다. 궁체는 왕궁에 있는 여자들에 의해 보급된 서체로 한글을 사용하는 생활이 확립되면서 생성됐습니다."
허씨는 "앞으로 한글서체 관련 세미나와 학술대회 개최,논문을 보완한 책 출간 등으로 한글서체를 사회적으로 정립하는 데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의 한글에 대한 애정이 앞으로 어떤 결실들을 맺을지 궁금하다. 김상훈기자 neato@busanilbo.com 사진=김경현기자 view@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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