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뫼(엄영섭) 글(사진포함)♠/여행길에(심뫼 시조 모음2)

여행길에(심뫼 시조 모음2)

마음산(심뫼) 2025. 12. 31. 02:15

울릉도에서

 
 빛의 본향 찾아 나선
동해 머언 울릉도 길
설레는 맘 파도 위에
깃발처럼 나부끼며
짙푸른
그리운 색채
내 안 깊이 물들인다.
 
갈매기 벗을 삼아
둘러보는 죽도 길
더덕 호박 섬바디꽃
빛과 향기 어울리고
울릉도
산수 풍광이
화폭처럼 펼쳐진다.
 
용궁 물결 살랑이는
행남 해안 산책로 길
저동항 촛대바위
전설같이 기다리고
저마다
머금은 불빛
눈빛으로 내보낸다.
 
섬말나리 귀한 꽃이
반겨주는 성인봉 길
원시림 흙길 밟고
기다림을 찾아가니
성인봉
밝은 미소에
구름 맑게 피어난다.
 
신령수 가는 길인
나리분지 하산 길
청량감에 목축이며
숲길 따라 걷고 걷는
아늑한
못잊을 품속
꿈길 같은 그리움.
 
차마 그냥 갈 수 없어
일주 나선 해안 길
곳곳마다 비경이라
갈매기도 쉬고 있는
이대로
영영 이대로
머물고 싶은 한 점 섬.
(2013.06.29.~30.)
 
 
 

청량산 청량사에서

 
정겨운 청량산은 볼 것 많아 참 좋다
육육봉도 좋지마는 산행길도 아주 좋다
단풍이
햇살 만나면
예던 길은 더욱 좋다.
 
청량사 가는 길은 들을 것 많아 참 좋다
새소리도 좋지마는 풍경소리 아주 좋다
바람이
소리 만나면
찻물 소리 더욱 좋다.
 
청량사 들어서면 느낄 것 많아 참 좋다
불심도 좋지마는 맑은 기감 아주 좋다
행인이
산꾼집 만나면
차맛은 더욱 좋다.
      (2012년 10월)
 
 

회룡포에서

 
뭐가 그리 바쁘냐며
여기 와서 보라 하네
 
회룡대 올라서서
물굽이를 보라 하네
 
한 천 년
세월 두드린
잠룡 비룡 보라네.
     (2013.10.27)
 
 
 
 

무섬 외나무다리에서

 
별리의 그 아픔에
통나무를 쪼아 내어
긴 물길 가로 질러
외줄기 다리 놓아
건너고
다시 건너며
님 오기를 기다린다.
 
모래톱 이랑이랑
남실대는 물결 위에
한줄기 노을빛이
눈부심을 자아낼 때
외나무
저 다리 위로
님 오기를 기다린다.
    (2013.10.27)
 
 
  

  홍 도

 
그리움의 노을빛이 온 섬을 물들인 곳
그 섬에 가고 싶어 홍도에 가고 싶어
세월호 쓰라림 안고 바람처럼 떠나본다.
 
대동강 눈물에다 진도 바다 눈물 더해
언제나 마름 없을 서해 바다 저 멀리로
천지못 연흔(漣痕)을 찾아 물결처럼 나아간다.
 
뭍과 섬 하나건만 둘로 나눠 그리는 정
검게 탄 얼굴 되어 서러움이 짙어버린
흑산도 아가씨 마음 그 마음을 헤아린다.
 
드디어 홍도로다! 꿈같이 아름다운
백두 같은 기암괴석 천지 같은 천연바다
붉은 맘 가득한 곳에 그 하루가 짧아라.
     (2014.4.19-20)
 
* 연흔(漣痕) : 호숫가나 해안의 지층에 새겨져 있는 물결 모양의 흔적
 
 
 

포항 오어사

 
법력 다툼 물고기는
오어지에 살아있고
 
언덕 위 자장암은
물속 깊이 살아있고
 
운제산
발길 깊이엔
원효암이 살아있다.
   (2015.01.31)
 
 
 
 

부산 갈맷길에서


-한 태양 빛에
세상 보는 눈을 뜨고
파랑 얘기 들려주는
파도 소리 귀를 여는
해파랑
갈맷길 찾아
벗들일랑 정 나눈다.
 
동생말 이기대서
오륙도 가는 길에
포말에 발 적시며
유람선도 바라보며
갈매기
날개짓 따라
또 한 점을 찍어본다.
             (2015.8.23.)
 
  
 

분천역에서

      
여기는 경북 봉화
첩첩산중 오지마을
떠남도 머무름도
기차 소리 함께하는
영동선
분천역 찾아
동화 속 꿈 펼쳐본다.
 
역 아래 작은 카페
하이디의 다락방에
알프스의 그 소녀가
커피향에 묻어나와
램프 등
소품 사이로
칙칙폭폭 떠다닌다.
 
스위스의 체르마트
요들송이 들리는 듯
철로 변엔 겨울로 갈
눈썰매가 기다리고
우리의
작은 꿈들은
가을처럼 익어간다
(2015.09.06)
 
 
 

전주 한옥마을에서

 
목련꽃 화사한 날
오목대에 올라서니
저쯤에 전동성당
가까이에 전주향교
태조로
이어진 길에
한식당이 줄을 선다.
 
태조어진 행차도는
한지로 살아나고
한복 입은 청춘남녀 
한옥마을 꽃이 되고
문화관
매화꽃 향기 
부채살로 피고 있다
 
한벽당 시린 옥빛 
청연루로 흐르는데
강암의 짙은 먹향
서예관에 그윽하고
독락재
혼불의 넋은
동학관을 밝힌다.       
(2016.3.27.)
 
 
 

매물도에서

 
숨결이 거칠 때는
섬으로 가고 싶다
밀려갔다 밀려왔다
파도소리 음률 삼아
내쉬고
들이마시고
바다같이 살고 싶다.
 
매물도 당금마을
바다를 품은 여인
여인이 바다인지
바다가 여인인지
우리도
섬과 섬 품은
바다같이 살고 싶다.
 
피어나는 운무 속에
섬들이 푸르른 날 
초원의 빛 시를 외며
등대섬도 바라보며
해품길
여심에 젖은
바다같이 살고 싶다.  
(2016.7.3.)
 
 
 
 

보길도에서

 
윤선도의 자취들이
새록새록 그리워서
문헌 속 향기 따라
물외가경 다시 찾아
가어옹
사시의 노래 
흥얼흥얼 읊어본다.
 
선곈가 불계인가
인간이 아니라던
부용동 그 정경이
꿈길처럼 애틋해서
연지 속
세연정 품고
연잎 배를 띄워본다.
 
삐거덕 삐거덕
어기여차 노 저으며
새뜻한 어리연에
찌든 먼지 씻어내며 
자연 속 
만흥의 삶을
고산에게 배운다.  
(2016.7.23.)
 
 
 

거문도, 백도에서

 
가끔은 참삶 위해 섬으로 가고 싶다
바다를 보궁 삼아 적멸도 즐기면서
때로는 호연지기로 막힘없이 살고 싶다.
 
거문도와 백도 찾아 나로도를 지나는 길
우주 향한 그 마음은 대교로 섬을 잇고
우리는 망망대해에 한 점 배로 나아간다.
 
거문도라! 세 개 섬이 전설처럼 펼쳐진 곳
사랑얘기 들려주는 신지끼의 인어공주
해안 길 은빛 바다는 연인처럼 감미롭다.
 
온 백이 못 되어도 그대로 족한 것이
지치거나 외로움은 한순간에 떨칠 것이
백도(白島)! 거대한 수석, 탄성으론 부족하다.
 
섬 산행의 참된 맛은 고요 속에 노니는 것
능선길 따라가며 통함도 구하면서
이 세상 등대지기로 길 밝히며 살고 싶다.
                      (2016.9.24-25.)
 
 
 
 

 소쇄원에서

 
대숲에 이는 바람
맑고도 깨끗한 곳
 
이 원림에 달 밝으면
물소리는 어떠할까
 
예스런
담장과 뜰은
묵향처럼 은은한데.
 
제월(霽月)과 광풍(光風)으로
풍류(風流)를 즐김이여
 
하루가 청한(淸閑)하면
그 하루 신선(神仙)이라
 
우리는
남은 생애를
그 어떻게 살려는가
       (2017.3.12.)
 
 
 
 

영양 서석지에서

 
고추에 반딧불이 
주실 두들 환한 마을
문필봉과 삼불차에 
지조론이 빛나는 곳
서석지(瑞石池
푸른 얼 찾아 
선바위를 열고 간다.   
 
일월산의 정기 어린 
상서러운 돌이런가
연당마을 연못 속에 
연근마냥 담긴 서석
내 본성 
그 언제 밝혀 
연꽃 송이 피워낼까.
 
경정(敬亭) 앞 은행나무 
떨군 잎은 그 얼마고
첫날밤에 떠난 낭군 
기다림은 그 얼만가
본태양 
환한 빛으로 
석문 다시 열어보자.
       (20173)
 
 

통영 사량도에서

 
산일까 바다일까 여기가 어디일까 
 
까닭 없이 외로운 날 까닭 없이 그리운 날 떠나고픈 마음 안고 굼실대는 파도 안고 바다가 산이 되고 기암 되고 괴석 되어 지리산이 보인다고 동명의 이산 되고 달바위와 가마봉과 출렁다리 건너는 길 슬픈 전설 옥녀봉에 진달래꽃 연연하고 윗섬과 아랫섬에 사량교가 사랑 잇고 섬사람 인정 좋아 차도 그냥 태워 주고 돌멍게 향이 좋아 뱃길 계속 이어지고 물길 형국 뱀을 닮아 사량도라 일컫는 곳 노닐기에 좋은 곳  
 
여기는 바다의 산인 환상의 섬 사량도.
             (2017.4.2.)
 
  
 

 소금산 출렁다리에서

 
작은 금강 가는 길에 
만나는 출렁다리
학처럼 훨훨 날아 
건너고픈 마음인데
흔들고 
흔들리면서 
발 디디며 건너본다.
 
이 언덕 저 언덕이 
둘 아닌 이치건만
공중에 다리 놓여 
찾는 이가 많아졌네
반야의 
용선을 타면 
그 어딘들 못 건느랴.
     (2018.5.7.)
 
 
 
 

연화도에서

 
남해의 다도해라 
많고 많은 섬들 중에
연꽃 같은 섬이 있어 
찾는 이가 많은 이곳
온 섬이 
도량(道場)이 되어 
나를 찾게 하는 곳. 
 
홀로의 두려움과 
은둔의 번민마저
맑은 구름 피어나는 
이 섬에선 티끌인 듯 
연화도 
꽃잎 속에서 
미소 한 번 지어본다. 
        (2018.5.13.)
 
 
 
 

남해 금산 보리암에서

 
무슨 보리 깨치려고
금산에 들었는가
비단결 마음이면
관세음도 불필욘데
꽃처럼
장엄한 세상
그 언제쯤 펼칠까.
 
탁 트인 망대길에
들려보는 단군성전
홍익문 안내판에
천부경이 반기는데
진리로
하나 된 세상
그 언제쯤 이룰까.
    (2019.3.31.)
 
 
 

산수유 마을에서


골마다 꽃과 꽃이
또 한 봄을 물들일 때

화엄의 법길 따라
단동 마을 들어서니

노오란
우주의 빛에 
따로 없는 만다라.
       (2023.3.22.)
 
  
 

십리 벚꽃길


쌍계사 가는 길에
한 도량을 지어놓고

화사한 웃음으로
새봄맞이 펼친 법문

삶이란
십리 꽃길을
뚜벅뚜벅 걷는 일.
     (2023.03.26.)
 
 
  
 

 만어사에서 

 
용왕아들 바위 되어
미륵전에 좌정하고

만이 넘는 물고기 떼
돌로 변해 이룬 도량

때맞춘
참꽃 공양에
돌 두드려


.
     (2023.3.27.)
 
 
 
 

 비슬산  참꽃


한 소식 하는 것도
시절연이 중요하듯

비슬산 진달래도 
그 때가 잘 맞아야

산중턱 
만개한 꽃이
봉우리선 봉오리.
    (2023.3.27.)
 
 
 
 

비슬산 대견사에서 


꽃 중의 꽃이라는
참꽃을 못 만나도

비슬산 가는 길이
탁 트인 적막이라

우주란
광대한 꽃은
()에 들면 환할까.
      (23.3.27.)
 
 
 
 

 불영사에서


해파랑 길을 따라
불영계곡 굽이 돌아
삼세번 인연 지은
천축산의 불영사
()과 영()
둘 아닌 경계
명상의 길 화두로다.
 
무엇이 불인 거고
무엇이 영인 건가
둘 아님을 바로 보면
금강송도 춤을 출 걸
허공꽃
영지(影池)에 태워
연꽃송이 피워보자.
        (2023.4.16.)

 
  

용연사 적멸보궁에서


용연사 좋단 말을 들은 지가 오래인데
봄비 속 푸르럼에
이제서야 찾은 보궁
적멸은
한줄기 향이
피어나는 고요런가.
            (2023.05.07.)
 
 
 

 거창 창포원에서


소월 시의 산유화가 저만치 혼자라면

지금 여기 들꽃들은 우리 사이 다가와서
저마다의 빛깔로 환하게 웃음 지며
서로 함께 벗이 되어 허공 속에 향기 담고
깨달음의 즐거움을 희구하는 나에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처럼
꽃은 왜 꽃인가를 참구해 보라 한다

한 생각
잠시 놓으니
꽃은 그냥 꽃일 뿐.
                (2023.5.18.)
 
 
 

 장사도에서

 
가고픈 곳 많건마는
나에게 연 닿은 곳
 
다시 찾은 이 섬에서
라라라 불러보니
 
마음은 
바다에 풍덩
사량심은 두둥실.
     (2023.6.25.)
 
 
 
 

함안 연꽃 테마파크에서


칠백 년 전 연씨 돋아
연밭을 이룬 이곳

아라홍연 꽃이 피어
또 한 연을 이어가고

선왕정
연못에 노는 
오리 한 쌍 여유롭다.
            (2023.07.27.)
 
   
 

 장가계를 다녀와서


나 지금 여기인데
어디를 다녀왔나
제각각 구름 속에
제자리에 앉았거늘
본 것은
그 무엇이고
보인 것은 무언가.

장가계가 좋다 하여
상으로만 대하다가
이제야 가서 보니
또 하나의 안개로다
그래도
신선을 뵌 듯
우린 차 맛 향긋하다.
        (202311)
 
 
  

섬진강에서


돌덩이 물길 따라
학처럼 날고파서
구르며 부딪히며
닦아 온 자취련가
섬진강
하얀 모래알
바닷길로 흐른다.

망상을 털고 나면
앉아도 구만리라
물길에 피는 안개
바람결에 맡겨보며
섬진강
산사에 앉아
차 한 잔에


.
    (2024.1.14.)
 
 
 
 

판랑사막에서

 
이 숱한 모래알들
그 어디서 날아왔나
잠시 여기 머물다가
또 어디로 떠날 건가
훌훌 훌
산과 바다로
바람 되어 흐르리.

한 알에 깃든 꿈이
사막으로 누웠다가
발길에 바람길에
일어나 떠나리라
훨훨 훨
저 허공 속에
구름 되어 흐르리.
   (2024.3.2. 베트남 판랑사막에서)
 
 
  

상족암 탐방길에

 
참꽃 피는 해안에서
일렁이는 섬을 보며
바위틈새 문수 찾듯
참나도 찾아보며
상족암
연흔길 따라
인연 자취 관해 본다.

상다리 모양인가
꼬끼리 형상인가
세상사 발원 염원
한 상 맘껏 차려놓고
약사불
그 복덕 나눌
일승 기도 올려 본다.
  (2024.3.13. 고성에서)
 
 
 

사천 신수도에서

 
바다가 품어주고
섬마저 팔 벌리니
어디를 간다 해도
내 한 몸 못 맡기랴
오늘은
물 깊고 푸른
신수도에 안긴다.

바람은 살랑살랑
걸음은 사뿐사뿐
섬길을 걷다 보니
청춘이 따로 없다
몽돌도
푸르게 앉아
파도소리 즐기고.
     (2024.04.24.)
 
 
 

향일암(向日庵) 가는 길에

 
해 향해 가는 길에
일박한 펜션에서
우산까지 접던 비에
잠 설치고 눈떴는데
바다로 
해가 나타나
보는 이를 '해'라 한다.
 
각자가 해를 안고
잘 살고 있는 것을
향할 해 따로 없고
찾을 해 새로 없다
자신이
'해'라는 것을
아는 이가 바로 '해'.
        (20245)
 
 

향일암(向日庵)에서


향일암을 다시 찾아
품어보는 화두 하나
향할 해는 무엇이고
본태양은 무엇인가
바로 곧
날 일(日) 한 일(一)이
같은 '일'이 아닐런가.
 
하루를 해와 같이
한결같이 살다보면
하루가 한 해[年] 되고
한 해가 한 생(生) 되리
바로 곧
우리 향할 '일'
분별 없는 그 하나.
         (2024년 5월)

 
 

소금산 울렁다리에서 

 
반야용선 그려보던
소금산의 출렁다리
또다시 건너서서
하늘정원 둘러보다
잔도길
벼랑을 타고
새로 만난 울렁다리.
 
바람이 윙윙대며
풍악을 울려대니
섬강은 뚜벅뚜벅
한 획을 더하면서
옛 송강
지나던 길을
새겨보며 가라 한다.
        (2024.5.22.)
 
 
 

한탄강 주상절리에서

 
큰 여울 한탄강(漢灘江)이
한탄(恨歎)으로 흐른다는
궁예, 분단 철원땅에
새로 난 길을 찾아
먼 길을
달려 달려와
잔도(棧道)길을 걷는다.
 
봉선사와 광릉수목
비둘기낭 둘러보며
학여울집 하룻밤에
학저수지 맨공까지
학 되어
나는 기분에
고석정도 꽃밭길.
 
주상절리 절경길이
우리의 호사인데
아직도 뉴스에선
북한 대남 오물풍선
그 언제
학처럼 우리
한 허공을 날을까?
   (2024.6.9.~6.10.)
 
 

 

호주 시드니에서 


남쪽 향한 그리움에
시드니로 꿈을 펼쳐 
대붕같이 높이 날아
백조처럼 사뿐 내려
 이제
보노라 빛을
살아 있는 푸름을.
 
파도 높은 본다이 해변
금모래가 눈부시고
빠삐용의 절망에도
갭팍은 절경 이뤄
앵무새
천연 빛으로
고운 노래 부른다.
 
하얀 조개 오페라 집
바다 속을 노래하고
오작교 같은 하버다리
님 만날 설레임에
항구는
하늘 빛으로
고래처럼 출렁인다.

해변도 걸어보고
꽃과 새를 벗하다가
사구에서 썰매타고
동심으로 달리다가
마주한
블루 마운틴
지구빛의 극치인가.

유칼리나무 원시림의
청정 향에 빠지다가
카툼바의 전망 좋은
에코포인트 올라서니
한국서
빛 찾아가면
종착역이 여기일 듯.

세자매봉 이별하고
로라마을 찾아가니
이웃집 다닥다닥 
꽃과 나무 정겨운데
어딘들
밝은 빛으로
반겨 아니 맞을까.
 
파크채 하나 들고
맨발로 잔디 밟고
순한 짐승 벗을 삼아
걷고 또 걷고 싶은
여기는
초원의 빛이
곳곳마다 좋을 듯.

시드니대학 탐방길에 
 청춘을 돌아보며
미술관에 들어서서
명화 속에 빠지다가
 삶에
새빛을 더할
마음자세 다져본다.

 백은 자란 듯한
나무 얘기 들으면서 
넉넉한 푸른 정을
고목처럼 펼치면서
남은 생
환한 빛으로
밝고 맑게 살고 싶다.
    (20246)
 
 
 
 

몽골 여행길에

 
우리와 닮아 있고 하나 되고 있는 나라
초원의 푸름에서 말 달리고 싶은 나라
그 나라
보고픈 맘에
몽골 땅에 들어서다.
 
본 곳을 또 보는 듯 가도 가도 경계 없고
말과 소 낙타 염소 양떼들 구름 같다
매처럼
달리던 썰매
모래 속에 박히기도.
 
하늘의 별처럼 모두가 사랑했네.”
노래하며 외쳐대던 세계 영웅 칭기즈칸
마동상
늠름한 기상
그 위용을 알만하다.
 
한 때는 무성했을 초원의 소리소리
우리의 해금 같은 마두금 두 줄 현에
유목민
칠정의 소리
맺히고 풀렸으리.
 
말도 타고 차도 타고 맨발로도 걸어 보며
물 좋은 톨강에서 고비사막 떠올리며
유실수
심어주고픈
착한 마음 품어본다.
 
한때 침략 반감보다 몽골반점 호감 많고
우리 닮은 얼굴에다 우리말도 잘 구사해
앞으로
몽골과 우리
하나 되어 가야 하리.
(20247)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에서

 
천지에 불 밝히고 신명을 찾던 겨레
뾰족 선 바위 보고 촛대라 부르는 건
, 우리
환단의 조선
대한 광명 자취런가.

파도처럼 기운 다져 승천의 꿈 이뤘다는
거북이도 엉금엄금 축복 비는 초곡 용굴
저마다
촛대 불 밝혀
환한 세상 열어가길.          
 (20249)
 
 
 
 

진천 농다리 길에

 
님 발길 젖을세라 정성을 다한 건가
천 년을 한결같이
지켜온 농다리 길
건너고
다시 건너며
강물처럼 젖는다.

살아 진천 뜻 새기며 초평호에 흠뻑 빠져
미르다리 건너가며
새삼 또 느껴본다
세상을
좌우하는 것
그 으뜸이 물이란 걸.
  
(20249)
 
 
 
 

영동 월유봉에서


산 좋고 물 좋은데
달 뜨면 더 좋다네

벼랑에 정자 하나
학처럼 나랠 펴니

반야사
탑같이 앉아
하룻밤을 새고 싶네.
      (20249)
 
  
 

함양 문화유적 답사길에

 
익숙한 곳 낯선 곳도
마음 따라 다른 맛에
문화원 일행들과
찾아 나선 함양 고을
내게는
푸름의 추억
봄날 같이 피는 설렘.

()자 형상 개평마을
드라마로 소개된 곳
일두 고택 육십여 한옥
돌담장의 정취 안고
사림(士林)
당당한 기개
솔잎처럼 맛본다.

점심 후 찾은 곳은
함양 자랑 상림공원
이곳 출신 아내 만나
첫 데이트 꽃피던 곳
어느덧
사십 성상에
단풍잎은 물들고.

천년의 숲 상림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니
쉰 넘게 인연 지은
지리산이 그리워
맨발로
흙길 밟으며
그 그리움 달래본다.

마지막 답사길은
정여창의 남계서원
앞쪽은 강학 공간
뒤쪽은 제향 건물
이 전통
오늘에 살려
배우면서 나누리.
(202410)
 
 
   

울진 망양정에서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가?"
관동별곡 화두 삼아
망양정에 올라보니
바다는
빛과 소리로
나와 함께 숨을 쉰다.
 
빛과 소리 색()이라면 색이 바로 공()이라네
저 하늘과 하늘 밖도
아는 나와 하나인 걸
내 숨결
통함 없으면
이 법 어찌 알겠는가.  
   
(202410)
 
 
   

옥산서원 독락당에서


옥산서원 탐방길에 독락(獨樂)이 화두로다
홀로라도 즐거우면
그 경지가 어떠할까

홀로가
홀로 아님을
체득해야 알리라.

은행잎 피고 짐도 세월과 함께하고
석탑이 홀로라도
우주와 함께하듯

진실로
두루 통해야
그 경지를 알리라
  
(202511)
 
 
 

박목월 생가에서

 
나그네 시 읊조리며
목월 생가 찾아가니
에워싼 산세 좋아
밭 갈고 살고픈 곳
한때는
이마저 뺏겨
그믐달로 살았으리.

호롱불 벗과 함께
얼룩송아지 노래하며
초가집 정취 속에
웃음꽃을 피우는데
목월은
청노루 눈에
도는 구름 보았으리.
  
(20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