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학교

맨발학교 29일째(171030)

마음산(심뫼) 2017. 10. 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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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29일째 : 영축산이 단풍잎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날씨도 올 여름이 지나고 손발이 시릴 정도로 가장 추웠다. 제행무상!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변화를 느낀다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느낌이 살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느낌이란 말을 한자어로 표현하면 '감(感)'이다. 오늘 맨발걷기의 주된 화두는 '지감(止感)'에 관한 것이었다. <삼일신고>에는 지감, 조식, 금촉이라는 수련법이 제시되어 있다. 이 '지감'은 불가의 '참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감(感)'이 도대체 무엇일까? 단순한 느낌일까, 아니면 오감일까, 아니면 생각일까, 생각 중에서도 헛된 생각인 망상 같은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불교의 오분향례 중 첫번째인 '계향'과 연결해 보았다. 나라 이름인 신라가 이 '계(戒)'라는 뜻이라고 한다. 계율이니 오계니 수계니 하듯이 이 계가 결국은 마음을 다스리고 지켜내는 것이기에, 마음 공부(수련)와 통하는 것이리라. 계향 다음이 '정향(定香)'이다. 정향은 입정 상태에 들어가는 것이기에, '조식(調息)'과 같은 것이리라.

  맨발로 걸을 때의 아픈 느낌! 이 느낌을 극복하여 지감하게 되면 이미 몸과 마음은 한 차원 높은 경지에 가(도달해) 있으리라. 코이케 류노스케는 <생각 버리기 연습>이란 책에서 '생각하지 않고 오감으로 느끼면 어지러운 마음이 서서히 사라진다.'고 하였다. 이 맨발걷기는 지감, 조식, 금촉 수련이라는 단학 공부에 있어서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나의 맨발걷기도 살아 있는 한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