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다구,다회

<다요>에서의 '차회'(060901)

마음산(심뫼) 2006. 9. 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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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1일 저녁 7시.

찻집 '다요'의 초청을 받고 '다회'에 참석했다.

낯선 얼굴들이었지만 차를 좋아하는 인연으로 모여 차의 향기와 사람의 향기에 마음껏

취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오늘 모임에는 멀리 서울에서도 오고, 경주에서도

오고, 부산에서도 오고 가까이 사는 사람들도 왔다.

자기 소개 후, 기와 차에 대한 강의를 듣고, 오늘 모인 30여명이 각자 자기 소개를

돌아가면서 한 후, 차와 노래와 시낭송 등으로 유익한 시간을 보내었다.

차를 나누어 마심과 함께 먼저 김태곤님의 '차와 기'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그리고 초암선생님의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가 이어졌고, 경주서 오신 스님의 노래도

앵콜송으로 이어졌다. 다을님의 사회로 내가 시낭송을 하게 되었다. 평소 즐겨 외는

류시화님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김춘수님의 <꽃>을 낭송했다.

저녁 6시 50분경 노을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다.

영축산도 어둠에 깃을 사리고,

<다요> 찻집앞의 통도천은 주야장천으로 쉼없이 흐르고 있다.

어둠이 몰려 오지만 봉선화꽃은 열정의 빛으로 9월 초하루의 밤을 맞이하고

향토색이 짙은 전통찻집 <다요>는 손님 맞을 준비에 온화한 기운이 감돈다.

다요는 있는 그대로의 옛모습이 정겨운 찻집이다. 마치 어머니의 품속 같은 곳이라고나 할까.

강변도로에 차들은 드문드문 지나치고 오늘 여기를 찾아 멀리 서울서도 오고 있다고 한다.

찻집에도 불이 밝혀지고

불빛 속에 다요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와 닿는다.

기둥을 타고 오르는 박넝쿨(?)은 정취를 더하고,

구석에 놓인 잘 말려진 대추가 먹음직스럽다.

이 자리는 누구와 함께 하려는지. 여기서 도를 논할 자 그 누구인가?

벽에선 학 한마리 고고성을 울린다. 신발이 없어 떠나지 못하는 자 여기로 오라.

참석한 회원들은 차의 맛과 함께 사람의 향기를 체득하고 있다.

벽면 다기마다 기가 서리고

연꽃 한 송이 염화미소로 이심전심을 가르친다.

차의 향기는 은은히 배어 들고

방안 가득 기가 넘친다.

미소는 꽃처럼 피어나고

제 각각의 표정들이 진지해 보인다.

주인장 다을님은 미소 삼매경이다.

호흡도 편안해 지고

초암선생님의 노래를 듣기 위해 막걸리까지 준비했다. 

드디어 초암 선생님의 노래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일행들은 음악의 세계로 빠져 들었다.

다을님의 시 낭송으로 차맛은 한결 의미로와지고

차를 마시는 숙녀들의 모습이 아름다움 그 자체다.

스님은 사바세계의 소리를 관하시고

초암 선생님의 노래는 잠시 가라앉은 흥겨움을 일깨운다.

여기 향불을 피우지 않아도 다향과 인향이 넘쳐나는 밤의 시간이 그렇게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