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글씨체에서는 괘상이 나타나지 않아 상징체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마음산의 다음플래닛 <학타고 청산에 들어>의 '심뫼 글방'에 있는 <'어부사시사'의 주역적 해석>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역의 기본 원리1)
-마음산의 <'어부사시사'의 주역적 해석>학위논문 중에서
주역(역경)은 우주만물의 원리인 도(道)를 음양이라는 디지털 부호로 나타낸 것이다. 기본 구조는 프랙탈(fractal)2) 구조로, 현대 프랙탈 이론이 발견한 규칙적 패턴의 ‘형체의 구조’뿐 아니라 우주만물의 시시각각 변하는 ‘작용의 프랙탈 구조’까지 설명하며 그 공통적 패턴을 제시하는 훨씬 진일보한 이론이다. 이에 대한 기본 요소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태극(太極)
태극은 그 음양의 분화 이전을 나타낸 것으로 음과 양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중화 상태’를 이른다. 음과 양의 대립적 성질을 겸비한 개체는 모두 태극으로 환원 될 수 있다. 즉 우주는 태극 속의 태극이 프랙탈하여 무한 반복되는 현상이며, 우주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우주만물의 작용 방향을 하나의 중심으로 이끄는 작용이 태극의 통합 원리이다.
또한 태극은 우주만물이 생기기 이전의 공허하고 혼돈된 상태를 말한다. ‘클 태(太)‧덩어리 극(極)’이니 공간적으로는 ‘큰 덩어리’라는 뜻이며, 한도 끝도 없어서 무극(無極)이라고도 한다. 또 ‘처음 태‧끝 극’이라고도 하니, 시간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란 뜻이다. 또 사람으로 비유하면 뇌에 해당되는 것으로,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으나 삼라만상을 움직이게 하는 끝없는 우주의 순환 원리를 말하므로 이(理)라고도 하며, 이를 인격화하면 신(神) 또는 하느님이라고 할 수 있으며, 끝없이 바뀌고 변하므로 역(易)의 원리라고도 할 수 있다.
② 양의(兩儀)
이는 보통 음양(陰陽)이라고 하는데, 양의(兩儀)는 두 가지 양태(거동이나 모습)를 뜻하는 것으로, 태극이 한 번은 양(陽−)이 되고 한 번은 음(陰--)이 되는 시간성과, 동시에 태극이 음양으로 나뉘었다는 공간성을 포함하는 말이다. 주역의 기본 원리는 음(陰--)과 양(陽−)으로 나누어지는 이원론에 있다. 태극이 상대적 기운을 내포한 하나의 세계라면, 음양은 그 태극에서 이미 분화된 두개의 세계를 나타낸다. 하늘과 땅을 비롯하여 천지만물은 모두 음양 이원으로 성립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음양의 대립상에 대한 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음양의 대립상3)
존재‧상태 |
속성 |
작용‧운동 |
위치‧인간 | ||||
양 |
음 |
양 |
음 |
양 |
음 |
양 |
음 |
하늘 |
땅 |
밝음 |
어두움 |
활동 |
정지 |
외 |
내 |
해 |
달 |
가벼움 |
무거움 |
적극 |
소극 |
표 |
리 |
육지 |
바다 |
맑음 |
흐림 |
나아감 |
물러남 |
상 |
하 |
산 |
호수 |
얇음 |
두꺼움 |
성장 |
쇠퇴 |
고 |
저 |
낮 |
밤 |
더움 |
추움 |
상승 |
하강 |
전 |
후 |
아침 |
저녁 |
희박 |
농후 |
원심력 |
구심력 |
좌 |
우 |
남 |
여 |
적극적 |
소극적 |
자극 |
반응 |
동 |
서 |
수컷 |
암컷 |
가시적 |
비가시적 |
변화 |
고착 |
남 |
북 |
에너지(氣) |
물질(形) |
유연성 |
경직성 |
연속 |
불연속 |
선 |
후 |
파동 |
입자 |
순수 |
불순 |
시작 |
완료 |
남자 |
여자 |
전자 |
원자핵 |
사랑 |
증오 |
흥분 |
안정 |
부 |
모 |
화이트홀 |
블랙홀 |
기쁨 |
슬픔 |
배출 |
흡입 |
자 |
녀 |
생물 |
무생물 |
선 |
악 |
창조 |
파괴 |
군 |
신 |
동물 |
식물 |
강 |
약 |
열림 |
닫힘 |
존 |
비 |
정신 |
육체 |
대 |
소 |
호 |
흡 |
간 |
지 |
혼 |
백 |
빠름 |
느림 |
연속 |
단절 |
본 |
말 |
대 |
소 |
짜다 |
싱겁다 |
|
|
|
|
유 |
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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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이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음양(陰陽)은 서로 대립하고 있지만 대립을 통해서 통일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과 땅이 그러하듯 모든 사상(事象)은 모두 홀로 고립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짝이 되는 것이 있어서 그들이 서로 작용하는 관계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른 바 ‘모순(矛盾)의 동일성(同一性)’이다.4)
최영진 교수는 「정신과 물질의 문제에 관한 역학적 이해」에서, 주역의 음(陰)과 양(陽)의 관계를 ‘대대적 관계(待對的 關係)’로 규정짓고,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역학사상의 지반을 이루고 있는 사고틀은 음양이라는 용어로서 표상 되는 대대성(待對性)을 근저로 한다. 대대는 대립적인 타자를 자신의 존재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는 관계로서, 이는 상대방과의 공존을 거부하는 양자 택일적인 ‘모순적 이분법’과 정반대 되는 이분법이다. 이 같은 이분법을 ‘대대적 이분법(待對的 二分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5)
여기서 대대적이란 말은 음(陰--)과 양(陽−)이 ‘서로 대립하면서도 서로 의존하는 관계’, ‘서로 반대되는 상대가 존재해야 비로소 자신이 존재할 수 있는 관계’, ‘서로가 서로를 품는 관계’ 등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쉽게 예를 들어 음(陰)이 그늘짐을 뜻한다면 양(陽)은 햇볕이 비쳐 볕듦을 말함이니, 한 쪽에 볕이 들면 반대편에 그늘지는 현상이 서로 대립[對]인 동시에 서로의 존재를 보완[待]하는 관계를 유지하여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음양은 그냥 고정되어 있는 쌍이 아니다. 음양론의 진가는 음양이 다방면으로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변화를 표현하는 데 있다. 음양론에는 여섯 가지의 기본 원리가 있는데, 그것들은 상호 대립(對立), 상호 의존(依存), 상호 소장(消長), 상호 전화(轉化), 분화(分化) 법칙, 체용(體用) 법칙을 말한다.6) 이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대대(待對) 원리라고 하겠다.
문학에서 이러한 음양(陰陽) 대대(待對) 원리의 적용은 사물의 철학적 관조나 표현의 효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③ 사상(四象)
사상(四象)은 음[太陰]과 양[太陽]이 다시 각각의 음[小陰]과 양[小陽]으로 나뉘어 네 가지 모양이 나타남을 뜻한다. 이는 양의보다 한 단계 나아가 구체적인 상(象)을 이룬 것이다. 때의 춘하추동이나 생장수장(生長收藏)의 작용도 모두 이 사상의 이치에 부합한다.7)
이 사상(四象)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표 2> 4상의 제요소8)
구분 |
소음 |
노양 |
소양 |
노음 |
작용 |
탄생 |
성장 |
결실 |
저장 |
계절 |
봄 |
여름 |
가을 |
겨울 |
절기 |
춘분 |
하지 |
추분 |
동지 |
하루 |
아침 |
한낮 |
저녁 |
한밤 |
방위 |
동 |
남 |
서 |
북 |
위치 |
좌 |
전 |
우 |
후 |
우주원소(오행) |
바람(風-木) |
불(火) |
땅(地-金) |
물(水) |
색채 |
푸름(靑) |
붉음(赤) |
흼(白) |
검음(黑) |
가족 |
아들(子) |
아버지(父) |
딸(女) |
어머니(母) |
감각기 |
귀(耳) |
눈(目) |
코(鼻) |
입(口) |
오상 |
인(仁) |
예(禮) |
의(義) |
지(智) |
그리고 이 사상(四象)을 사시(四時) 즉 4계절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봄은 겉으론 아직 약간 춥지만 땅 속에서는 더운 기운이 올라 만물이 움직이고 싹트고 잎 피우니 소음()에 해당될 것이고, 여름은 땅 밖도 덥고 땅 속도 더워 만물이 왕성하게 성장하니 노양()에 해당되며, 가을은 겉은 아직 따뜻하나 땅 속은 이미 차가운 음기가 들어 만물이 수축되고 결실되니 소양()이 되며, 겨울은 땅 속도 땅 밖도 추워서 만물이 칩거하니 노음()이 된다.9)
또한 이 사상(四象)과 관련하여 원형이정(元亨利貞)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원형이정은 사상(태양, 소음, 소양, 태음)을 그 작용적인 측면에서 설명한 것으로 4계절의 운행과 관계되며, 천도의 4가지 덕(德)이라고도 하는데, 삼라만상의 생장수장(生長收藏)하는 이치를 담고 있다. 하늘의 운행은 원‧형‧이‧정의 순서로 순환한다는 것이다. 이를 방위로 보면 동‧서‧남‧북(東西南北)이요, 오행으로 보면 목‧화‧금‧수(木火金水)요, 사람에게는 인‧예‧의‧지(仁禮義智)이다.
송재국 교수는 ‘원‧형‧이‧정’의 사상(四象)과 ‘인‧예‧의‧지’의 사덕(四德)을 오행(五行)적 구조의 표상으로 보고 있는데 그 논의된 바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천도의 사상(四象)이란 시간적으로 춘‧하‧추‧동의 사시를 말하는 것이고, 공간적으로는 동‧서‧남‧북 사방을 일컫는 것이다. 이는 천도의 중위(中位)인 인간 자리(인격 주체성)를 이미 전제해 놓고, 인간 주체성으로서의 중(中)을 직접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천도의 사행(四行)적 운행 원리만을 표기한 것인 바, 중위와 사행(四行)을 함께 이해하면 중체사용(中體四用)10)의 오행적 구조와 그대로 일치함을 알 수 있다.11)
주역의 건괘에서는 천도의 성정(性情)을 ‘원, 형, 이, 정’으로 규정하면서 ‘중’은 생략한 채, 천행(天行)의 드러난 모습인 사행(四行)만을 직접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천도의 사행과 짝되는 인성(人性)의 내용을 사덕(四德)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천도를 역철학적 개념인 사상(四象)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인도(人道)를 역철학적 개념인 사덕(四德)으로 이해한 것이다.12)
여기서 오행적 구조란 인간을 ‘중(中)’으로 삼고, 수평적 공간 구조로서의 사방(四方)과 시간 구조로서의 사시(四時)를 사행 구조에 배치한 것으로, 이러한 구조를 통하여 ‘천도의 시공 구조’와 ‘인간의 주체성’과의 상관성을 해명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를 시문학의 감상에 활용하면, ‘시적 화자가 언제(시간의 사시와 연관하여) 어디서(공간의 사방과 연관하여), 즉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리라 본다.
④ 팔괘(八卦)
팔괘(八卦)는 소성괘(小成卦)라고도 하며, 사상(四象)이 다시 음과 양으로 나뉘어 이루어지는데, 천지의 생성원리를 표현하는 복희 선천 8괘와 만물의 변화과정을 상징하는 문왕 후천 8괘가 있다.
팔괘의 이해를 돕기 위해 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표 3> 8괘의 제요소13)
괘상 |
☰ |
☱ |
☲ |
☳ |
☴ |
☵ |
☶ |
☷ |
괘번 |
一 |
二 |
三 |
四 |
五 |
六 |
七 |
八 |
괘명 |
乾 |
兌 |
離 |
震 |
巽 |
坎 |
艮 |
坤 |
자연상징 |
天(하늘) |
澤(연못) |
火(불) |
雷(우레) |
風(바람) |
水(물) |
山(산) |
地(땅) |
이 팔괘는 효(爻)가 셋이라서 소성괘(小成卦)라고도 하는데 효가 여섯인 대성괘(大成卦) 즉 64괘와 구분되는 말이다.
⑤ 육십사괘(六十四卦)
육십사괘(六十四卦)는 소성괘인 8괘가 서로 거듭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대성괘(大成卦)라고도 하는데 주역의 우주 만물과 인간 만사를 상징하는 기본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 한 예를 들면, 하늘(天, ☰)과 하늘(天, ☰)을 중복하면 중천건(重天乾, ☰上 ☰下)괘가 되는데 이때 건(乾)은 하늘이지만 현상계를 뜻하는 하늘(天)이 아니라 본질계를 뜻하는 하늘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8괘를 8번 겹치니까 8×8=64괘가 생겨난 것이다.14)
여기서 위에 있는 괘를 상괘(외괘)라고 하고, 밑에 있는 괘를 하괘(내괘)라 한다. 1번 중천건(重天乾)괘에서 30번 중화이(重火離)괘까지를 상경(上經)이라 하여, 우주의 선천적인 생성 원리를 상징하고 있으며, 31번 택산함(澤山咸)괘에서 64번 화수미제(火水未濟)괘까지는 하경(下經)이라 하여, 인간의 후천적인 변화와 순환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⑥ 삼재(三才)
주역은, 일생이법(一生二法) 즉 이진법으로 형체의 세계를 설명해 나가는 한편 삼진법으로는 변화와 작용을 살피고 있다. 즉 이진법은 짝수의 변화이기 때문에 물질이 구조적(음적)으로 어떻게 생성 발전하는가를 알아보는 데에 좋고, 삼진법은 홀수의 변화이므로 물질이 작용상(양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알아보는 데 좋게 조직되어 있다.15)
이 삼재(三才)라는 말은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처음 등장하는 말로, 바로 천‧지‧인을 가리킨다. 여기서 재(才)는 재(材)와 같은 뜻으로 재질(材質)을 말한다.16) 주역은 만상을 천지인 삼재로 대표하여 기본 구성요소로 삼았는데, 복희씨가 ‘시획팔괘’한 원리도 이 삼재에서 출발한다. 즉 천문과 지리, 인사를 관찰‧궁구(窮究)하여 세 획을 그음으로써 팔괘가 이루어진다. 삼재는 그 작용이 무궁무진하여 조화의 신묘함이 지극하므로 ‘삼극(三極)’이라 일컫기도 하니 천극(天極)‧지극(地極)‧인극(人極)이 곧 이것이다17). 따라서 바탕요소로의 ‘삼재’, 작용 측면으로서의 ‘삼극’, 변화과정으로의 ‘삼변’의 도(道)를 갖춘 것이 역(易)인 것이다.18)
양명학 교수는 「한국시의 주역적 해석 시론」에서, ‘천(天)‧지(地)‧인(人)‧심(心)의 사재(四才)’를 중심으로, 즉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에 ‘심(心)’의 요소를 하나 더 더하여 논의를 펼치면서, 4재가 두루 갖추어져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3재나 2재만으로도 동심원이 그려질 수 있고, 우주 자연과 인간의 합치는 설명될 수 있으니까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19) 그러나, 본고에서 「어부사시사」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삼재가 보편적인 원리이기에 인(人)을 주체와 객체로 다시 나누어 보지 않고, 인(人)에 주체로서의 자아의 개념이 들어 있다고 보아, 삼재(三才) 원리의 적용만으로도 충분히 논의를 전개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정운채 교수는 「주역 해석론」에서 “주역의 모든 존재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하나의 존재는 이 세 가지가 어울려서 비로소 성립하는데, 이를테면 천(天)은 이상(理想)을, 지(地)는 현실(現實)을, 인(人)은 주체(主體)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주체가 현실적 토대 위에서 이상적 지향을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하나의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20) 이는 주체인 인(人)이 대상인 천[理想]과 지[現實]를 살펴 언어로 표현한 것이 문학이고 시조(時調)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송재국 교수는 「주역의 삼재사상과 인간이해」21)라는 글에서, “주역의 삼재 사상은 神性(天道)을 人性(人道)안에 수용하고, 동시에 物性(地道)을 人性(人道)안에 수용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신성과 물성의 통일장(統一場)인 동시에 회통체(會通體)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 “주역이 궁극적으로 밝히려는 사상의 핵심은 중(中)이며, 이 중은 곧 천‧인‧지 삼재(三才)에서 인간 자리를 말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역의 삼재 사상(三才思想)은 우주의 공간 구조 중 그 수직적 입장에서 인간의 본질을 해명해 주는 논리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상으로 주역의 기본 원리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여기서 한 가지 밝혀 둘 일은, 본고에서 「어부사시사」를 주역적으로 해석함에 있어서 괘사(卦辭)나 효사(爻辭)와 관련하지 않고 주역의 기본 원리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부사시사」의 장르가 시조라는 면에서 즉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22)에서 피(彼)와 아(我)의 관계가 대립을 보이지 않고, 세계의 자아화23)가 잘 형상화된 서정 장르라는 측면에서 주역의 괘와 관련하여 복잡하게 다루지 않고, 주역의 기본적인 원리의 적용만으로 해석해 보겠다는 것이다.
1) 김석진, 대산 주역강해(상․하경)(홍역학회학술총서①, 대유학당, 1993)와 미래를 여는 주역(대유학당, 1995)과 이성환‧김기현 공저, 주역의 과학과 도(정신세계사, 2002)을 중심으로 하고, 양명학 교수의 앞의 책, 「한국 소설의 주역적 연구」에서 많은 부분을 참고 또는 인용하고, 기타 참고 문헌의 주역 관련 서적도 참고로 하였음을 밝혀 둔다.
2) 이는, 부분이 전체의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 것, 부분으로 나누어진다는 뜻으로, 예일 대학교 수학과 석좌 교수로 있던 만델브로트(Benoit B. Mandelbrot)가 1975년에 처음 사용한 말이다.
3) 양명학, 앞의 논문, 「한국 소설의 주역적 연구」 26쪽.
4) 천문주역사이트(http://www.ichingplaza.com/) 참조.
5) 최영진, 「정신과 물질의 문제에 관한 역학적 이해」, 주역의 현대적 조명, 주역연구논총 1, 주역학회 편, 범양사 출판부, 1992. 393~399쪽 참조.
6) 이성환‧김기현 공저, 주역의 과학과 도, 정신세계사, 2002. 93~97쪽 참조.
7) 이제마의 사상의학도 여기에서 나왔고, 조동일 교수의 ‘문학의 갈래 이론 체계’도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것이다.
8) 양명학, 앞의 논문, 「한국 소설의 주역적 연구」 30쪽.
9) 양명학, 위의 논문, 29쪽. 여기서 봄을 소음으로 보고 가을을 소양으로 보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이것은 본체를 중심으로 보느냐 현상을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고 하였다.
10) 체(體)와 용(用)의 관계에서, 실존적 인간으로서의 ‘나’를 중(中)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우주의 시간적 구조인 춘하추동의 ‘사시’와 공간구조인 동서남북의 ‘사방’을 용(用)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중체사용(中體四用)’이 되어 ‘오행적 구조’를 이루게 됨을 알 수 있다.
11) 송재국, 송재국 교수의 주역 풀이, 예문서원, 2000. 92쪽.
12) 송재국, 위의 책, 94쪽.
13) 양명학, 앞의 논문, 「한국 소설의 주역적 연구」 34쪽.
14) 양명학, 위의 논문, 38~39쪽 참조.
15) 양명학, 앞의 논문, 「한국 소설의 주역적 연구」 49~50쪽.
16) 역에서 쓰는 용어는 대개 형이상학적인 뜻을 가져 다양한 여러 의미를 함축‧포괄하므로 한정하는 뜻이 있는 변(邊)이나 방(傍)을 빼고 쓰는 경우가 많다. 卦(掛 : 물건을 걸어 놓는다는 뜻에서 ‘扌’을 뺌)나 爻(效 : 본받을 효에서 ‘攵’을 뺌) 등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볼 수 있다.
17) 삼태극은 천지인(하늘․땅․사람)이다. 하늘과 땅이 아직 나누어지기 전에 태극에서 음양(陰陽)이 생겼고, 음양의 조화에서 오행(五行)이 생겼다. 우주의 궁극적 근거가 되는 태극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동양철학의 핵심이 되는 문제이다. 한국의 태극문양은 고구려 벽화 사신도와 액막이의 부적 등 여러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때의 태극은 하늘이고 우주이며 해와 달(日月)이고, 음양의 화합을 통해 풍년과 다산을 염원한 표상이다. 중국에서 태극문양이 처음 보이기로는 주돈이의 '태극도설'에서부터인데, 그 연대는 송나라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 삼태극은 가위바위보 놀이와 마찬가지로 먼저와 나중이 없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무한성을 나타낸다. 적․황‧청색의 삼태극이 상징하는 하늘․땅․사람은 각각이면서 하나이고, 그 가치 또한 동등하다. 태극의 음(陰)과 양(陽)이 화합하여 완전한 원형을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늘․땅․사람이 모여 우주가 된다. 그러므로 태극과 삼태극은 모두 우주를 상징한다. 천지인 3재의 조화사상은 삼태극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상층의 효(爻)는 하늘, 중층의 효는 사람, 하층의 효는 땅을 상징하면서 천지인 3효가 하나의 괘를 이루고 있다. 물론 효 역시 음과 양, 괘 역시 음과 양으로 나누어진다.(http://home.hanmir.com/~taegeuky/삼태극.html에서 인용)
18) 김석진, 앞의 책, 대산 주역강해, 29~30쪽 참조.
19) 양명학, 앞의 논문, 「한국시의 주역적 해석 시론-天․地․人․心의 四才를 중심으로-」, 2쪽 참조.
20) 정운채 교수 홈페이지(http://kkucc.konkuk.ac.kr/~ucjeong) 참조.
21) 송재국, 「주역의 삼재사상과 인간이해」, 동서철학연구논문집 제17집, 한국동서철학회, 1999.
22) 이는 조동일 교수의 앞의 책, 한국소설의 이론에서 다룬 갈래 개념적인 문제이다.
23) 세계의 자아화는 자아가 세계를 일방적으로 대상화하고, 자아만 인식과 행위의 주체로 작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대상화되어 있는 세계는 자아의 작용을 촉발하여 자아가 자아로서의 구실을 하도록 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는 측면만 선택하여 자아와 세계의 관계를 이룰 때 세계의 자아화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조동일, 「시조의 이론, 그 가능성과 방향 설정」, 우리 문학과의 만남(홍성사, 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