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한라산행

지리산 만복대(060305)

마음산(심뫼) 2006. 3. 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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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5일. 경칩을 하루 앞두고 봄을 맞으러 언제나 그리운 지리산으로 가다. 하동을 지나고 구례의 지리산 온천지구를 지나 당동마을에 도착했다. 오늘 참가한 43명의 울산코오롱 회원들은 산행에 앞서 여느 때처럼 체조로 간단히 몸을 풀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제 사진찍기에도 익숙해져 있다.

 

온천당동마을에서 당골 계곡으로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통도사에는 산수유꽃이 피어나었는데, 여기는 아직 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나무 꼭대기의 빈둥지는 봄과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의 '번지'가 생각나고, 남진의 <둥지>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그래도 이 곳에 깃들어 사는 새는 행복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가의 버들강아지는 봄의 전령사임에 틀림없다. 시린 물가에 봄은 오고 있다.

 

소나무의 기개가 넘쳐나고......<세한연후 송백지후조>라는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앙상한 가지들도 봄을 기다리고 섰다.

 

등성이에 올라서니 만복대가 5.7Km남았다고 가리킨다. 편하기야 성삼재로부터 오는 것이겠지만 산악인들이 오르막을 더 선호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직도 차가운 날씨지만 맑은 눈을 들어 천지기운을 내기운으로 받아들이고...대자연속에 나도 절로 절로 자연인이 되어간다.

 

동행들과 폼 한번 잡아보고. 후미조를 기다리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음식으로 열심히 지기(땅의 기운)를 취하고 있는 동행자들...행동식을 하는 한사람이 있어 내가 5년간 생식을 하던 시절, 생식만으로 지리산 종주하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역시 식사시간은 즐거운가 보다. 점심이란 마음에 점하나 찍을 정도로 들고, 진지(참된 앎)에 들어 간다는 의미는 알고들이나 있는지.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 보기 좋다. 

 

언제나 후미조를 자랑삼는 감자, 비빔밤아가씨, 토마토, 언제나님(네 명은 후배이자 제자이기도 하다). 오늘도 마지막조로 도착하여 막 식사를 하려는 것을 보고 앞서 출발한 사람들을 따라 나도 가야지...하면서 만복대로 향했다.

 

언제 봄이 올까? 아직 이곳은 눈이불 속에 있다.

 

그래도 키작은 관음죽은 싱싱한 자태로  우리를 반긴다. 호젓한 산길에서 만나는 정겨운 자태다.

 

눈은 서서히 녹아가고 있는 듯 결정체로서의 힘도 없는 듯하다. 이 눈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나의 그리움, 아름다운 풍광 연출, 고난, 고통, 역경...아니면 순수. 눈위에 찍힌 발자국이 정겹다.

 

지리의 웅장한 자태는 그 위용을 더하고,

 

지나온 길들이 다시 그리워 진다.

 

후미조를 기다리는 앞서간 사람들. 나는 언제나 선두조로 기다림에도 익숙해져 있다.

 

드디어 선두조 3명이 만복대에 도착했다. 지리산은 열 몇 번 탔어도 여기는 처음이다.

 

표지석을 어루만지다 사진 한 장을 부탁드려 찍고...

 

한참이나 기다리다 이제는 정령치쪽으로 길을 잡았다.

 

돌아본 길은 다시 그립고 아쉽기도 하고...

 

차가 기다리기로 한 곳은 정령치다. 지난 여름에도 왔었고. 전에도 두 번이나 다녀갔던 정겨운 곳. 그러나 양쪽 길 모두 통제되고 휴게소도 닫혔다.

 

지리산 주봉을 등지고 폼 한번 잡아본 뒤,.

 

멀리 보이는 반야봉을 카메라에 담았다.

 

주봉인 천왕봉은 보일듯 말듯하고...

 

정령치에 대한 유래담이나 담아두기로 했다. 

 

장승들은 날 보고 친구하자는 건지. 춤이나 추자는 건지 표정들이 각양각색이다.

 

정령치에서 바래봉, 달궁, 반선, 인월쪽의 안내도가 보기만 해도 정겹고 시원하고 다시 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야생화들은 언제쯤 꽃을 피우게 될까. 올 여름에는 피아골에 가서 휴가를 보낼 생각인데.

 

그 동안 큰애기나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지나쳤던 것 같다.

 

구절초는 많이도 보아와서 눈에 익었고,

 

아내랑 종주하던 때가 그리워서 한장 찍어 두었다.

 

차가 올라오지 않아 우린 장장 도로길만 7km 정도를 걸었다. 스키가 있었더라면 신나게 내려왔을 텐데. 딱딱한 아스팔트는 발바닥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고행쯤이야.

 

차가 못 올라오는 것은 당연지사. 달궁삼거리까지 걸어갔다.

 

반야봉은 여전히 지혜의 눈빛으로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비록 뒷모습이지만, 내 홈피에서 날마다 대하는 모습이기에 얼마나 정겨운지...

 

가지에 달린 겨우살이는 제법 자리를 잡고 있다. 태백산에서는 약재로 팔기도 했는데. 공존 공생도 좋지만, 우리네 생은 기생살이보다는 나무 한그루 한그루처럼 나름대로의 꿈을 키우고 가꾸어감이 좋겠지. 이만 다음 산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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