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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에게 / 헤르만 헤세

마음산(심뫼) 2016. 3. 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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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에게

                                         헤르만 헤세


이제 우리 다시 고향을 찾게 되면
마법에 걸린 듯 옛 방들을 가로지르리라.
언젠가 개구쟁이로 뛰놀던
옛 뜰에 오래도록 서 있으리라.

바깥세상에서 얻은
저 빛나는 모든 것,
더이상 우리의 기쁨과 만족이 되지 않으리니,
마을의 교회 종소리 울려 올 때면.

우리 말없이 옛 길을 걸으리라,
녹음이 우거진 어린 날의 길을.
그러면 우리 마음속에 그 길들 되살아나리니.
황홀한 전설처럼 낯설고 위대한 모습으로.
아, 우리를 기다리는 모든 것,
이제 더는 순결한 빛을 지니지 않으리라.
날마다 정원에서 나비를 잡던
그 옛날 소년 시절의 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