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중국 곡부 여행에서 사온 왕휘지의 <난정서> 기념품이다. 대나무에 양각으로 새겨진 작품인데, 3만원 정도이니 그 가치는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蘭亭序(난정서)
- 왕휘지(王羲之)
永和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 會於會稽山陰之蘭亭 修契事也
영화 구년 계축년 늦은 봄 초승(3월 3일)에 회계산 북쪽 난정에 모였는데 계제사를 지내기 위함이다.
群賢畢至 少長咸集 此地有崇山峻嶺 茂林脩竹
많은 현인들과 젊은이 나이든 이 등 모두가 모였다.
이곳엔 높은 산과 험준한 봉우리와 무성한 숲 그리고 대숲이 있다.
又有淸流激湍 映帶左右 引以爲流觴曲水 列坐其次
또 맑은 시냇물과 여울이 좌우를 띠처럼 서로 비치며 둘러싸고 있기도 하며,
시냇물을 끌어들여 술잔을 띄울 곡수를 만들고 차례로 줄지어 둘러앉았다.
雖無絲竹管絃之盛 一觴一詠 亦足以暢敍幽情
비록 거문고나 피리같은 음악이 있는 성대한 연회는 아닐지라도 술 한잔 마시고 시 한 수 읊으며 그윽한 감정을 나누기에 충분하도다.
是日也 天朗氣淸 惠風 和暢 仰觀宇宙之大 俯察品類之盛
이날은 하늘은 깨끗하고 공기는 맑았으며 은혜로운 바람은 따스하고 화창했다.
고개들어 우주의 광대함을 우러러보고 고개 숙여 만물의 풍성함을 살펴 본다.
所以遊目騁懷 足以極視聽之娛 信可樂也
자유롭게 눈을 들어 마음 가는 대로 생각을 풀어놓으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즐거움이 참으로 흥에 겨운 일이로다.
夫人之相與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무릇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 보며 한 평생을 살아감에 있어, 어떤이는 회포를 풀며 벗들과 한방에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 雖趣 舍萬殊 靜躁不同
또 어떤이는 자기 내면 사상들을 끌어내어 육체 밖에서 마음대로 노닐게 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비록 취향이 만가지로 다르고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서로 같지 않으니.
當其欣於所遇 暫得於己 快然自得
저마다 자신의 취흥이 기쁠 때는 자기 뜻을 주장하며 스스로 득의하여
曾不知老之將至 及其所之旣倦 情隨事遷 感慨 係之矣
장차 노년이 다가오리라는 것 조차 잊고 즐긴다.
그러다 그가 즐기는 일에 권태를 느낄 때도 있고,
감정이 옮겨가면서 변하게 되기도 하느니라.
向之所欣仰之間 以爲陣迹
이전에 즐거웠던 일이 어느 짧은 순간에 낡은 과거사의 자취로 바뀌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尤不能不以之興懷 況脩短 隨化 終期於盡
특히 그런 것 때문에 감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허나 목숨이 길 건 짧 건 모두 자연의 조화를 따라 마침내는 모두가 끝에 이르게 되는 것이거늘.
古人 云死生 亦大矣 豈不痛哉
옛 사람이 말하 길 "죽고 사는 것은 매우 큰 일이다"고 하였으니 이 어찌 가슴 아픈 일이 아니겠는가.
每攬昔人興感之由 若合一契
나는 옛사람들이 감회를 일으켰던 까닭을 알게 될 적마다
마치 두 개의 부절을 하나로 맞춘 듯 내 생각과 똑같은 것을 깨닫는다.
未嘗不臨文嗟悼 不能諭之於懷 固知一死生爲虛誕
그러니 옛 사람들의 문장을 대할 때마다 탄식하고 슬퍼하지 않을 수가 없어
마음을 달래려고 해도 쉬 달래지지 않는다.
죽고 사는 일이 서로 같은 일이라는 말은 허황된 말이다.
齊彭爲妄作後之視今亦猶今之視昔悲夫
팽조처럼 오래 사는 일과 일찍 죽는 일이 서로 같다고 하는 말 역시
함부로 지어 낸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후세 사람들이 지금 사람들을 볼 때도 또한 우리가 옛사람들을 보는 것과 같을 지니 이 또한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故列敍時人 錄其所述 雖世殊事異 所以興懷 其致一也 後之覽者 亦將有感於斯文
그리하여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름을 순서 대로 적고 그들의 시들을 여기에 수록하였다.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세태도 변하겠지만 감회를 일으키게 되는 이치는 서로가 같을 것이다. 후세에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또한 장차 이 문장에 대하여 감회가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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