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의 아름다운 교정
보광의 교정은 4계절이 뚜렷하다. 봄이 왔음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것은 중앙 현관 양 옆에 있는 목련들
이다. 이 목련꽃이 피고 난 뒤면, 벚꽃들이 핀다. 꽃들이 화사한 얼굴로 학생들과 꿈의 대화를 하고 나면,
꽃비가 한참이나 내려 학생들의 가슴을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설레는 4월! 이제 교정은 야생화의 시절이 된다. 돌사자가 야성으로 반기는 교문을 들어서면 학교의
상징처럼 서 있는 소나무 아래 꽃들이 피어나고,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안중근 의사의 말씀을 새긴 독서 권장비가
학생들로 하여금 향학열을 불태우게 한다.
조금 더 걸으면 학교의 설립자이신 초대 이사장님의 책을 든 동상의 모습이 학생들에게 배움에 대한
지남차 역할을 하고 계신다.
본관 앞 화단 군데군데에는 야생화들이 제 얼굴을 자랑하듯 방긋거리고, 그때쯤이면 교정 뒤의 단풍
나무에도 새 잎이 얼굴을 내밀고 야생화 동산에도 생명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본관 건물 뒤에 있는 화단인 ‘들꽃누리’와 ‘야생화 동산’은 보광인들에게 아름다운 심성을 가르친다.
거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들의 이름은 어딘지 낯설고 촌스러운 것 같지만 우리 땅에 늘 함께 있어
왔던 존재들이다.
금낭화, 할미꽃, 흰젖제비꽃, 노랑매미꽃, 패랭이, 암담초, 꿀풀, 오색기린초, 봄맞이꽃, 수수꽃다리,
분홍딸기, 향기부추, 남색꽃다지, 이끼용담, 한라승마, 말발도리, 모시잔대, 황화톱풀, 백금노매,
얼룩인동덩쿨, 털동자, 백초롱, 좀네잎갈퀴, 각시붓꽃 등등 그 이름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은
교정 군데군데에서 홀로 아니면 그들 끼리끼리 피고 가끔 그 모습이 보이기 싫은 지 숨바꼭질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봄이 한창 무르 익어가는 동안 교정에는 어느 새 여름이 다가온다. 한차례 소나기나 비를 뿌리고
오는 여름이다. 이 때 교정에는 장미가 피어난다. 장미는 교문 앞 담장에서부터 화단과 뒷담에서도 피어
난다. 이는 학교의 꽃(교화)으로 지정된 것으로 긴 세월 쉼 없이 피고 지며 찬란한 아름다움과 향기로움
을 지닌 것으로 보광인들에게 그런 인품을 가르친다. 꽃들이 많아지면 나비와 벌들의 수도 많아진다.
그리고 학교의 교목인 느티나무도 이때에는 잎이 무성해진다. 그들은 하늘 향해 꿋꿋하고 자연의 이법
을 따르며 짙은 그늘로 덕을 베푸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그런 인격을 가르친다. 느티나무는 학생을 너무
도 사랑한 나머지 제 모습을 하트로 그리기도 한다. 여름의 전령사 매미들은 느티나무에서 사랑의 노래
를 부른다.
꽃치자가 진한 향기로 교정을 감돌면, 특유의 아름다움을 지닌 들꽃들도 여기저기서 학생들을 부른다.
홑왕원추리 풍접초, 초화화, 뻐꾹나리, 나비초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또한 화단 한 곁에는
수련이 피어나서 연꽃의 깊은 의미를 전한다.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면서 교정에는 벚나무 잎부터 점차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단풍나무의 잎들은
더욱 붉은 빛을 낸다. 낙엽들이 교정을 뒤덮을 때 청소하는 학생들은 짜증이 나지만, 낙엽을 밟고 등하교
를 하는 학생들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좋아 마냥 가을 속으로 빠져 든다. 그리고 또 한해의 결실이 다가
옴을 느끼며 다짐하고 다짐한다. 11월에는 마음껏 가슴을 펴고 웃는 사람이 되겠다고.......
보광의 교정은 어느덧 겨울이 찾아 든다. 눈 덮인 아름다운 교정도 정겨움으로 넘친다. 겨울이 와도
교정의 나무들은 더욱 늠름한 모습으로 학교를 지키고 서 있다. 교문을 들어서서 처음 만나는 소나무가
그렇고 벚나무도 겨울을 굳건히 견디며, 느티나무도 더욱 꿋꿋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이러한 계절의 변함 속에서 이 교정의 주인공인 보광 독수리들의 각오는 나날이 원대해진다. 영축산의
정기를 받아 슬기를 닦고, 나무의 굳센 품성과 꽃의 아름다운 인품을 배우고 선생님의 가르치심을 더욱
연마하여 저 영축산을 넘고 낙동정맥을 넘어 백두대간 끝까지, 아니 저 푸른 태평양을 넘나드는 기상으
로 마음껏 비상하겠노라고......
보광의 아름다운 교정이여! 여기 푸른 꿈을 지닌 보광의 젊은이들과 함께 영원할 지어다.
'학교 생활 중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광중학교의 뜰(070518) (0) | 2007.05.19 |
---|---|
창원전문대에서(070419) (0) | 2007.04.22 |
사진으로 보는 보광고 30년(01-05년) (0) | 2006.10.29 |
사진으로 보는 보광고 30년(96-2000년) (0) | 2006.10.29 |
사진으로 보는 보광고 30년(90-95년) (0) | 2006.10.29 |